(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가 예상외로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전월 14.7%에서 13.3%로 하락했다. 20%에 육박할 것이라던 시장의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전 버몬트 주지사인 하워드 딘(민주당원)은 "트럼프의 측근들이 수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지표를 손질했다는 것이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지표 조사 과정에서 실업자로 분류했어야 할 사람들을 취업자로 처리했다며 오류를 인정하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타임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고용 수치를 조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업률과 관련 통계는 6만명의 가계를 대상으로 한 월간 조사를 토대로 한다.

인구조사국의 직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고용자, 실업자를 분류하기 위해 전주에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질의한다.

BLS는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바이러스 관련 직장 폐쇄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공식적인 해고 통보와 관계없이 실업자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3월부터 BLS는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고용된 상태나 일터에 가지 못하는 상태', 즉 휴가나 가족 돌봄으로 일시적 부재 상태로 분류된 것을 알아차렸다. 이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BLS는 5월에 이 수가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고, 이들 모두를 실업자로 분류할 경우 3월에는 실질 실업률이 1%포인트(p), 4월에는 5%p, 5월에는 3%p 더 올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률에는 오류가 있었지만, 신규 고용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타임스는 5월 보고서에서 25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보고됐다며 이는 기업 조사를 통해 나온 수치라는 점에서 이번 분류 이슈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BLS가 이를 왜 3개월이나 잘못 분류해왔느냐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BLS를 이끈 코넬대학교의 에리카 그로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시장의 변동성을 잡아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일단 조사가 완료되면 BLS는 변화를 주는 것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한 이유 중에는 자칫 변화를 줬다가 정치적 이유나 혹은 다른 이유로 지표를 좋게 보이려 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이를 직접 조정하기보다 지표에 발생한 이례적 문제를 공개해 이코노미스트들이 조정하도록 내버려 두는 쪽을 기관들은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로센 교수는 "이는 절차를 통해 구축된 투명성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대면 인터뷰가 불가능해지면서 경제 지표를 수집하는 일이 전보다 더욱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 5월 가계 조사의 응답률은 67%로 2월의 83%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BLS는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준에 부합하는 추정치를 여전히 수집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는 이 수치가 평소보다는 덜 신뢰할만하다고 주장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에 집착하다 자칫 큰 그림을 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들이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의 대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등 정부의 정책이 일부 작용한 면을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수치는 진짜다"라며 "우리가 주간 실업보험청구 건수에 너무 집중하다 눈이 멀었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 여행, 레스토랑 예약 등 민간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4월 중순부터 (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해 고용 보고서의 완만한 반등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고용 보고서의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 최고경영자(CEO)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시카고 출신들이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고용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현 대통령도 당시 실업률 5%를 역대 최대 사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로센 교수는 "(지금껏) 수치가 조작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어떤 적신호도 보질 못했다"라며 경제 지표는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많은 보호장치가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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