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올해 상반기가 마무리되면서 증권사 유동성 위험이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11일 증권사 기업어음(CP) 만기가 다양해지며 상반기 말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줄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에서는 분기, 반기별로 펀드 환매 대금, 배당금 지급 등 자금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증권사가 발행한 CP 규모는 5조4천600억원이었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1조5천560억원, 2조9천290억원 규모였다.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난 후 발행 총량이 줄어들고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하며 다양한 만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평균 14.8일 단위로 조달했다면 5월 27.8일로 차입 구조가 장기화했다"며 "급격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규모 손실 이벤트가 없다면 6월 30일 반기 말 자금 이탈 우려는 무난하게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CP 금리와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은 증권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91일물 CP와 CD 금리 차이는 76bp(100bp=1%)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초 CD·CP 스프레드는 14bp 수준이었다.

CD와 CP 금리는 은행과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신용도를 나타낸다. 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신용위험이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CD·CP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신용 스프레드가 줄어들 때 기업금융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 대형 증권주의 추세적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국내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는 46조원으로 전체 자본의 78.1% 수준"이라며 "기업 금융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중요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급락 이후 홍콩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며 ELS는 증권사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키며 미국과의 마찰이 불거졌다.

향후 국가보안법 세부 내용과 미국의 조치 수준에 따라 홍콩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태훈 연구원은 "홍콩 국가보안법발 지수 급락 및 ELS 리스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불확실성 영역에 놓여있어 관련 익스포져가 높은 증권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 5월 기준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ELS 중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 미상환잔액 비중은 55.6%를 차지한다"며 "미·중 분쟁이 격화될 경우 유로스톡스(EuroStoxx) 5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등 다른 기초자산의 변동성 역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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