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금이 빠르게 쌓이면서 미국 은행권의 예금액이 1월 이후 2조달러가량 늘어났다고 CN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미 은행들에 예치된 예금 잔액은 1월 이후 2조달러 늘어났다. 4월 한 달에만 8천650억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예금의 3분의 2가량은 25대 대형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은 다른 은행보다 더 빠른 예금 증가세를 보였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브라이언 포란 애널리스트는 "이번 증가세는 유례가 없는 정도"라며 "은행들은 현금으로 넘쳐난다. 이들은 돈다발에서 수영하는 스크루지 맥덕과 같다"고 비유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로 예금이 쏠리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 3월 기업들이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보잉과 포드 등 대형 기업들은 즉각 신용 라인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마련해 이를 은행들에 예치했다.

또 정부가 급여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에 6천600억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풀면서 이러한 자금이 중소기업들이 거래하는 은행에 예치됐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투자운용사들의 투자 수탁 기관인 신탁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덕에 대규모 현금을 예치했다. JP모건과 씨티도 수탁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들의 예금이 늘어난 데는 셧다운으로 많은 소비자가 소비를 줄인 것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미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개인 저축액은 4월에 33%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 소득은 같은 달 10.5%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실업보험 수당과 1천200달러 규모의 현금 지급액이 영향을 줬다. 이러한 자금은 모두 은행들의 예금 계좌로 흘러든다.

브라리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지난달 예금 잔액 5천달러 미만의 당좌예금 계좌 잔액이 팬데믹 이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들이 팬데믹으로 대출에는 신중해진 것도 현금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포란 애널리스트는 "많은 은행이 그들이 가진 현금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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