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회사의 가장 큰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연초 이후 뱅가드로의 ETF 유입이 크게 늘어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됐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블랙록은 회사의 대표 ETF인 아이쉐어스 코어 S&P500 ETF의 수수료를 투자금 1만달러당 4달러에서 3달러로 내렸다. 이로써 뱅가드의 경쟁 ETF와 수수료가 같아지게 됐다.

펀드의 자산 규모는 대략 1천950억달러로 S&P500지수를 추적하는 ETF 중에서는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SPDR S&P500 ETF 다음으로 크다.

블랙록의 아메리카스 아이쉐어스의 아만도 센라 헤드는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S&P500지수를 추적하는 ETF뿐만 아니라 세계 ETF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하길 원한다"라며 수수료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블랙록의 이번 수수료 인하는 ETF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양대 운용사 간 경쟁이 거세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블랙록은 ETF의 3분의 1가량을 보유하며 6조달러 규모의 전 세계 ETF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 ETF는 블랙록 기본 수익의 40%를 차지하며 전체 자산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ETF 전체 산업의 점유율은 전체의 5분의 1에 그친다.

뱅가드는 통상 매년 신규 투자금의 비중이 ETF보다 뮤추얼펀드가 더 크지만, 올해 첫 5개월 동안 ETF로의 신규 투자금 비중이 뮤추얼펀드를 웃돌았다. 특히 첫 5개월 동안 ETF로의 순유입금이 블랙록의 2배에 달했다.

블랙록은 미국 주가지수를 추적하는 다른 2개의 ETF의 수수료도 인하했다. 이번에 수수료가 인하된 ETF는 회사의 기본 ETF 자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2018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제로 수수료의 인덱스 펀드를 출시하면서 운용사 간의 수수료 인하 전쟁은 가속화됐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기는 액티브 펀드에서 지수를 추적하는 낮은 비용의 펀드로 이동하면서 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강화됐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ETF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