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입은 회원국을 위한 7천500억 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조성을 합의하자 국내 증시 참가자들도 환호했다.

매크로 관점에서 달러 약세 재료로 주식 시장에 호재인데다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자동차, 디지털 혁신 관련 업종들도 동반 혜택을 얻을 전망이다.

22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EU 회복기금 합의로 2023년까지 유럽 GDP의 2.03%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7천500억 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으로 회원국에 보조금과 대출금을 지원하게 됐고 그간 쟁점이던 보조금 비중은 3천900억 유로로 확정되면서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진 셈이다.

회복기금 편성 방안을 살펴보면 환경 및 인프라 구축에 3천564억 유로, 디지털 혁신 분야에 1천328억 유로가 집중됐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유럽 경제 회복을 이끌 핵심 산업인 기후변화와 디지털 혁신 등의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민간과 정부 등의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특히 녹색산업 확대로 플라스틱 사용금지와 탄소배출 제한 등 친환경 정책이 보다 강화되면서 관련 산업들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외 증시는 해당 소식에 일제히 리스크온으로 반응했고 외국인의 순매수와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로 코스피는 전일 1% 이상 급등해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인 2,228.83에 마감한 바 있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96% 오른 13,171.83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2% 상승한 5,104.28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0.11% 오른 6,268.30으로,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도 0.50% 오른 3,405.35로 장을 마감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달러 약세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종가 기준으로 8거래일 만에 1,200원 아래로 내려 1,197.80원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은 1,193.00원에 개장했다.

유로-달러 환율도 1.15달러를 상향 돌파하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의 리더십이 기후 변화 대응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은 만큼 관련 업종의 장기 수혜를 예상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EU 회복기금으로 EU 집행위원회의 정책 추진력이 높아지고 대규모의 투자가 집행되면서 경제성장 기대와 함께 유로존 기업들의 이익증가 기대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에너지(신재생에너지), 산업 (탄소배출권, 저탄소생산기술), 교통·운송(친환경자동차, 수소 대중교통시스템) 분야에서 정책 지원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간 유로스톡스 50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은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정체됐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ECB) 총재의 과감한 통화완화 정책에도 유로존 내의 더딘 의사결정과 강력한 재정 긴축으로 성장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중장기적으로 반등의 모멘텀이 올 지 주목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EU 회복기금의 의미에 대해 "향후 유럽이 또 다른 경제위기에 직면할 경우, 공동부채의 추가 발행을 통해 재정통합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불가역적인 변화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게임 체인저'"라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주변국 국채 금리의 스프레드 축소와 유로화의 강세 및 달러화 약세 지속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서 관련 수혜주로는 애플과 100% 재생 에너지로 반도체 생산을 약속하는 '협력업체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협약을 맺은 SK하이닉스,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대체 에너지 수혜주인 한화솔루션과 LG화학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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