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를 맞은 미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산매입세가 최근 들어 둔화하고 있지만 이것이 곧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지원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저널이 진행한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올해 연말까지 연준의 자산매입 예상 규모는 8조7천억달러로 지난 5월 조사의 9조3천억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연준의 자산매입 증가세가 멈춘 것은 연준의 정책 전환과 맞물렸다.

오는 28일~29일로 예정된 연준 회의는 초기 위기 단계 이후의 경제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초기 경제위기 단계에서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세계경제를 뒤흔들었고, 연준은 3월 들어 엉망이 된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준의 자산매입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전통적인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이다. 연준은 대출을 통해 현대 금융의 배관인 단기자금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이 돌게 한다. 연준의 자산매입 둔화는 이런 종류의 압력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이달 들어 레포라 불리는 단기 오버나잇론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4천400억달러를 넘던 지난 3월보다 크게 축소된 것이다.

외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왑도 5월 4천490억달러에서 지난주 1천220억달러로 감소했다.

둘째, 연준은 미 국채나 모기지증권 같은 안전자산이 폭락할 때 시장조성자로서 개입해 이들 증권을 매입한다.

연준은 3월 이후 미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2조5천억달러 어치 매입했다. 최근 들어 매입속도는 둔화했지만 연간 1조달러 수준으로 사들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자산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연준은 신용시장을 지원한다.

연준은 회사채, 소기업 대출, 지방 소도시와 주정부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재무부는 연준이 손실을 감당할 수 있도록 2천억달러를 지원한다.

애널리스트들의 연준 자산매입규모 예상치가 하락한 것은 이중 세번째 대출이 예상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3조달러까지 대출을 허용하는데 연준은 지금까지 1천40억달러를 대출했다.

이는 중소기업을 위한 메인스트리트 프로그램을 은행과 대출자들이 이용하도록 격려하는 데 있어 연준과 재무부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연준이 이 프로그램을 공지하는 것만으로도 개인 투자자들이 자산을 매입하도록 자극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줬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대출규모만 보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연준의 신용프로그램이 한도를 채운다면 상황이 악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이 적절한 사례인데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기록적인 규모의 회사채를 사들였다. 여기에는 연준이 지원하기에는 위험한 회사도 포함됐다.

JP모건체이스의 에릭 베인스테인 크레디트 전략가는 "시장은 그들이 1달러도 쓰기 전에 상승세를 시작했다"며 "이건 홈런이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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