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 기조를 유지한 데다, 경제 지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해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일 오전 8시 30분(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하락한 0.554%를 기록했다. 4월 21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내린 0.12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6bp 떨어진 1.20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4.9bp에서 이날 43.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장기간 제로금리 방침을 재확인하는 등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드러내 미 국채 값은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회복 속도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해 경제 우려도 커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연율 -32.9%로, 사상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1분기에 -5.0%로,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데 이어 코로나19가 확산한 2분기에는 하락폭을 훨씬 더 키운 것이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도 2주 연속 늘어났다.

전주보다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지난 25일로 끝난 주간의 신규 청구자수는 1만2천 명 늘어난 143만4천 명을 나타냈다. 3월 말 고점 이후 빠르게 줄어들던 청구자수가 4월 중순부터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고용시장 회복이 더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독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도 전분기 대비 1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970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0.500%에서 -0.536%로 가파르게 떨어졌고, 이탈리아와 영국 10년물 수익률 역시 하락했다.

블루베이 에셋의 데이비드 라일리 최고 투자전략가는 "운송 이용, 단기 식당 예약 등 실시간 지표에서는 미국 경제 활동의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증거가 이미 나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고용 안정 우려, 저축률 증가 등이 경제 활동을 해치고, 미국의 국채수익률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를 억제하지 못해 미국 내 반등이 방해를 받고 있다"며 "유럽은 바이러스를 더 잘 억제해왔고, 미국의 예외적인 성장세는 더는 그렇게 신뢰할 만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2분기 미국 GDP가 상처의 규모를 드러냈다"며 "독일과 광범위한 유로 지역과 달리 미국의 경우 3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식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유럽의 성장률이 더 나은 바이러스 통제, 더 강한 최근 경제지표, 더 우호적인 통화·재정 정책에 힘입어 미국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엘리슨 나단 선임 매크로 전략가는 "경제 전망 둔화, 미국의 신규 국채 발행 부담 사이의 긴장이 단기물 국채수익률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 지출 확대를 요구했는데, 이럴 경우 국채 발행은 더 필요하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에 4조8천억 달러의 순 발행을 예상하며, 이 가운데 3조 달러는 단기물에서 발행될 것으로 봤다.

나단 전략가는 "국채 발행 증가에 대한 예상을 바탕으로 더는 눈에 띌만한 단기물 국채수익률의 하방 압력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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