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정유업계가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2분기 들어 유가가 상승하고 정제마진이 개선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회복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2분기 적자 폭을 대폭 줄인 데다 일부 업체는 흑자로 전환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또 3분기부터는 대부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유 4사 중 GS칼텍스가 마지막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천397억원, 에쓰오일은 영업손실 1천643억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GS칼텍스도 3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현대오일뱅크만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악화에도 탈황설비 등 고도화 설비를 앞세워 초중질원유 처리량을 크게 늘리면서 원가를 절감해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정유 4사의 이런 실적은 그러나 1분기보다는 대폭 개선된 것이다.

올해 1분기 정유 4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총 4조3천775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분기 손실 규모는 약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정유 4사의 영업손실 이처럼 급격히 감소한 것은 각국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를 거둬들이고 수요가 증가하며 국제 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두바이유가 배럴당 23.43달러에서 42.07달러로 상승하면서 정유사들의 재고 관련 손익이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이 바닥을 찍고 올라오기 시작한 점도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여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정제마진이 1달러 하락할 경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2천억원 줄어든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다가 지난 4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서 배럴당 -0.8달러를 나타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정유사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수록 손해라는 뜻이다.

정제마진은 각국의 봉쇄 해제가 본격화된 지난 6월에는 배럴당 -0.5달러로 올라왔다.

특히 지난 6월 셋째 주에는 배럴당 0.1달러로 13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각국이 코로나19에 따른 침체를 막기 위해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정유 4사가 3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2천3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4분기 1천653억원으로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약 2조원의 적자를 냈지만, 하반기에는 3천억원대의 흑자를 거두는 양상을 전망한 것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2천2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4분기에도 영업이익 1천933억원을 낼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역시 비슷한 궤적을 밟을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발생한 대규모 재고 손실이 소멸하는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하는 데다, 국제 유가 하락기에 싸게 매입한 원유가 투입되며 나타나는 '래깅효과'를 볼 확률이 높다.

신한금융투자는 "정유사의 실적은 크게 유가와 정제마진에 의해 결정된다"며 "최근 두 가지 변수 모두 회복국면에 있는 만큼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사우디가 7월의 원유도입단가(OSP)를 인상하면서 8월부터 정유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분기 누린 래깅효과가 3분기 들어 감소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공장 폐쇄 등 락다운이 재개될 경우 정유 수요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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