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유로화 급강세로 촉발된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글로벌 외환시장을 주도하며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유로화 강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달러 약세 추세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도 글로벌 달러 약세에 힘입어 1,180원대까지 레벨을 낮춘 상태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까지 1,200원대를 상회하던 달러-원 환율은 이날 1,180원대 중반대에서 거래됐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달러화 지수가 92선까지 내리고 유럽연합(EU) 경제회복기금 합의를 기점으로 유로화가 급강세를 나타낸 점을 반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모멘텀 트레이딩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와 유로화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이 1.19달러대에서 상단 저항을 받으며 1.2달러대로는 아직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라는 시장의 큰 흐름이 조성된 만큼 유로화 추가 강세는 무리가 아니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울환시 딜러들은 향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달러-원 환율 시장에 더 중요한 요소는 수급 여건과 위안화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실수급이 완전히 결제 및 매수 쪽으로 치우쳐 있는 만큼 매도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만으로 추가 하락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화한 수출 부진으로 최근 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이 1,180원대 초반으로 레벨을 급격히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수급 상황은 여전히 결제 우위 쪽으로 치우쳐 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 지수가 2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 시장의 경우 가장 중요한 역내 수급의 경우 결제 및 매수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수출 부진으로 업체들이 네고를 공격적으로 내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고, 매도할 달러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참가자는 "1,180원대 초반까지 환율이 밀렸으면 추격 매도가 나올 레벨이 이미 지난 상태다"면서도 "그러나 결제가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수출업체의 네고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수급상 여건 등으로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다소 제한적으로 추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 약세 추이보다는 위안화가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위안화 추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까지 7위안대에서 움직이던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최근 레벨을 낮춰 6.93~6.95위안대에서 거래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초저금리를 비판하는 언급을 내놓는 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중앙은행에 대비해 다소 긴축적인 목소리를 내놓으면서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약세를 적극적으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만약 위안화가 강세 흐름을 이어간다면, 원화도 이에 동반해 추가 강세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시장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모멘텀은 위안화로 보인다"며 "연준과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고, 위안화 강세 시장 베팅도 나오는 상황에서 아시아 통화인 원화에 유로보다 무서운 통화는 위안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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