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경제 전망이 개선됐고, 기록적인 입찰도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2bp 상승한 0.669%를 기록했다. 4거래일 연속 올랐으며 7월 6일 이후 가장 높았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상승한 1.365%를 나타냈다. 7월 8일 이후 가장 높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내린 0.157%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9.8bp에서 이날 51.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가 유지되는 데다, 경제지표 호조세도 이어져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장 초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690%에 달해 0.7%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10년물 국채 입찰 이후 고점을 낮췄다.

이제 30년물 국채 입찰이라는 마지막 고비만 남긴 만큼 미 국채수익률의 가파른 상승 추세가 완화하는 조짐을 보였다고 시장 참여자들은 진단했다.

전일 공급자물자지수(PPI)에 이어 이날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시장 예상을 큰 폭 웃돌았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를 크게 밑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런 물가 상승은 코로나19에 따른 침체 이후 경제가 회복되는 중이라는 기대를 자극하면서 국채의 고정 가치를 위협하기 때문에 국채 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아직은 추세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경제회복 기대가 더 크게작용하고 있다.

향후 10년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10년 BER(break-even rate)은 2bp 이상 오른 1.66%를 기록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입찰을 통해 38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를 0.677%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41배로, 강한 수요가 확인됐다. 지난달보다 더 큰 역대 최대 규모였다.

국채 딜러들이 신규 국채 발행에 대비해 보유 자산을 일부 줄이고,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에 매수 여력을 만들면서 최근 며칠 미 국채수익률은 올랐다.

또 미국과 유럽의 여름 휴가 기간인 8월에 거래량이 줄어든 점 역시 이에 기여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 지출 증가로 국채 공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 재무부는 13일 26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선다. 장기물 위주로 계속 공급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밝힌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종 임상 단계에 있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1억 회분을 구매하기로 합의해 빠른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아문디 런던 지점의 로랑 크로니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채수익률은 현재 확실히 더 흥미로운 수준에 와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매우 확장했고, 시장은 다가올 공급을고려하지 않고 너무 많은 악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의회가 추가 경기부양책에 합의할 수 있다면 정부는 또다른 1조 달러의 국채를 발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디아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찬 갈리 매크로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것에 대비해 보다 안전한 자산을 사들이기 때문에, 새로 발행되는 국채 수요는 높을 것"이라며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사라지면서 9월과 10월에는 주식시장이 충격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10년과 30년 만기물을 혼합해 평균 약 15년 만기로 미 국채를 보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는 지나친 낙관주의가 팽배해 있다"며 "보호를 위한 헤지를 모색해야 하며, 주식 등 다른 자산군이 하락할 경우 약간의 힘과 여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