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돼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만나 파격적인 지원안을 내놨음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존의 '12주 재실사' 요구를 되풀이하자 채권단은 매각 무산에 따른 '플랜B' 가동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3일 금융권과 채권단 등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산은에 이메일을 보내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에 변경이 생긴 만큼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한 거으로 알려졌다.

산은 등 채권단은 HDC현산이 보낸 이메일이 사실상 인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가 없는 답변이라고 판단하고, 금호산업과 협의해 이르면 이번주 말 HDC현산에 계약해제를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최종 매각 결렬을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HDC현산이 12주 재실사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매각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DC현산이 미적대는 사이 회사 상황만 더 악화하고 있어 재실사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HDC현산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권단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확충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의 절반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채권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HDC현산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전날 산은에 보낸 이메일에서 그러한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에 따라 산은 등 채권단은 매각 결렬 선언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준비해 둔 지원 방안을 조속히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약 2조원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지원 계획 등을 논의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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