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한국은행의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14일 달러-원 환율이 비교적 큰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한은 금통위가 개최된 날 달러-원 환율이 움직였다면서도 이는 금통위 영향보다는 포지션 베팅과 수급 물량이 출회한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다.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이 예상됐던 만큼 달러-원 환율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과 통방문 발표 직후에도 보합권에서 등락하며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시작할 무렵 분위기가 바뀌었다.

달러-원 환율은 급속히 하락하기 시작했고 최근의 하단 지지선이던 1,145원을 하향 이탈했다.

장중 1,142원대까지 저점을 낮추며 1,140원대 초반까지 하락을 시도했다.

같은 시간 위안화나 달러화 지수, 코스피의 변동 폭도 제한된 와중에 달러-원 환율의 낙폭이 유독 두드러졌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과 통방문, 이 총재의 발언에는 환율에 영향을 줄 만한 점이 없었다면서도 비슷한 시간 달러화 약세에 대한 역외 베팅과 수급 매도 물량이 나왔다고 말했다.

외은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쭉 밀렸고 오전부터 로컬 기관에도 네고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환율이 미끄러졌다는 것이다.

1,145원이 깨지면서 옵션 물량이 겹쳤을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통위 금리 동결은 예상된 부분이었고,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 내용도 예상 수준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역외를 중심으로 한 달러 약세 베팅이 비슷한 시간에 나왔고 오전부터 달러-원 환율의 분위기가 무겁기는 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통위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었지만, 쌓여 있던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다"며 "수급상 현 레벨에서 달러-원 환율을 의미 있게 매수할 만한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 약세와 리스크 온(위험 선호) 추세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이 1,140원대 초반까지 레벨을 낮춘 만큼 다음 하단 지지선에 대한 시장의 관측도 분분하다.

이 외환딜러는 "1,140원 선이 뚫리면 1,100원까지 하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다른 통화 시장이 조용한데 원화만 많이 밀리는 모습"이라며 "1,140원 레벨이 워낙 어려운 레벨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 참가자는 "금통위 자체는 무색무취였지만, 외환시장 반응은 비교적 컸다"며 "장 초반에는 네고 물량이 나왔는데 이에 역외 베팅도 가세하면서 환율이 밀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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