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김남호 DB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의 DB손해보험 주식 920만주가 금융기관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DB손보 주식가치가 하락하거나 금융기관이 담보권을 실행하면 DB손보 지분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B금융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DB손보가 DB금융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김남호 회장의 DB손보 주식 387만주가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제공됐다.

회사별 주식 담보는 하나은행 109만주, 한국투자증권 68만주, 대신증권 50만주, 큐리어스디비하모니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 합자회사·큐리어스레인보우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 합자회사 160만주다.

김남호 회장 부친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DB손보 주식 420만8천500주도 금융기관 담보로 잡혔다.

김준기 전 회장 딸인 김주원씨의 DB손보 주식 111만3천541주도 담보로 묶였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김남호 회장, 김준기 전 회장, 김주원씨의 DB손보 주식 수는 총 1천281만7천660주다.

총수 일가 주식의 71.7%가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잡혀 있는 셈이다. 김준기 전 회장 주식은 100% 담보로 제공됐다.

DB금융그룹 관계자는 "과거 동부그룹(현 DB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총수일가 지분이 담보로 제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DB손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한 것"이라며 "제3자 채무 담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DB손해보험 지분율 변동 리스크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DB손보 주식 가치가 하락하거나 금융기관이 동시에 담보권을 실행하면 DB손보 지분 구조가 바뀔 수 있다"며 "DB손보 주식 가치를 제고하려면 결국 실적이 중요하다"고 했다.

올 상반기 기준 5% 이상 주주(자사주 제외)는 김남호 회장, 김준기 전 회장, DB김준기문화재단, 국민연금공단이다.

김남호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3.21%(보통주 기준)다.

국민연금은 DB손보 주식 836만1천925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13.93%다. 올 상반기 5% 이상 주주 중에서 개별로는 국민연금의 DB손보 주식 수가 가장 많다.

DB금융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DB손보가 DB금융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DB손보는 DB생명보험과 DB금융투자, DB캐피탈의 최대주주다. DB금융투자는 DB자산운용과 DB저축은행의 최대주주다.

이에 대해 DB금융그룹 관계자는 "DB손보 실적이 좋다"며 "여러 금융기관이 동시에 담보권을 실행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저금리 기조,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등으로 보험 업황이 나빠 DB금융그룹의 주식담보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위원은 "손보업계 대응 여력이 생명보험업계보다 낫다"면서도 "보험업황이 좋지 않아 안심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B손보 당기순이익은 1천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분기 DB손보 당기순이익은 431억원으로 1.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DB손보 인보험 신계약 판매 증가로 사업 비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태풍 피해 반영으로 일반보험 손해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DB손보 주가는 전날 기준 4만5천1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에는 7만원대를 나타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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