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선호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낸 시기를 살펴보면 달러-원 환율 1,120원대 중반부터 추세적으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시작되며 호실적을 나타낸 철강·반도체 등과 같은 경기 민감 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원화 강세 속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며 장중 2,600선을 돌파한 지난 2018년 1월 한 달간 외국인은 총 1조9천567억원어치 순매수를 보이며 활발히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달러-원 환율은 2018년 내내 꾸준히 낮은 수준을 나타내 4월 3일 1,054.0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투자자별 매매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포스코(4천593억원), 셀트리온(2천878억원), OCI(2천485억원), 현대차(2천412억원), LG디스플레이(2천294억원)를 주로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모두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 같은 기간 포스코는 14.44%, 셀트리온과 OCI는 각각 42.79%, 24.26%씩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2018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뒤를 이어 1조5천31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들은 카카오(2천464억원), 롯데케미칼(1천54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천512억원), LG디스플레이(1천360억원) 순으로 종목을 사들였다.

또 다른 역대급 원화 강세 시기는 달러-원 환율이 1,008.40원까지 하락했던 2014년 7월로 외국인은 4조658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이들은 삼성전자(8천984억원), 현대차(7천905억원), 신한지주(3천216억원)와 하나금융지주(2천149억원)를 주로 사들였다. 이어 KB금융도 2천89억원어치 사들이며 금융주에 관심을 보였다.

기관 투자자들은 LG화학 아모레퍼시픽, 강원랜드, 포스코를 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이 1,120원대부터 활발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만큼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섹터가 IT·가전, 운송 쪽에 쏠려 있는 가운데 이들의 이익 성장률 전망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IT·가전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5.7%, 연초 대비 57.5% 수익률을 보였다. 운송업도 연초 대비 24.0%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원화 강세가 그간 수출 기업들의 이익 측면에선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우려가 컸으나, 개선된 기술과 중간재 수입 비용 감소 등 기업 측면에서도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이 작지 않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6일 1,130원 선 아래로 내려선 후 현재까지 1,125∼1,135원 사이를 등락하고 있다. 지난해 3월 21일 장중 저점 1,224.40원을 나타낸 이후 가장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해소 이후 환율은 외국인 자금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3년 이후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순매수 대금을 살펴보면 1,110~1,120원대 구간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가전, 기계, 자동차 업종의 경우 과거 대비 개선된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채산성 악화를 극복할 수 있다"며 "또 전력, 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의 경우 원재료 중간재를 수입하는 비중이 커 이익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수입 가격 하락으로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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