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주식시장의 게임스톱 급등세와 관련해 공매도 포지션을 압박하는 숏스퀴즈 외에도 감마스퀴즈가 주요 동력이 된 것으로 진단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31일(현지시간) "레딧(온라인 커뮤니티) 투자자는 세련되지 못한 젊은 투자자로 알려지지만, 사실 그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숏스퀴즈가 전환된 감마스퀴즈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 "숏스퀴즈, 게임스톱 급등의 출발점"

게임스톱은 지난 한 달간 1천300% 넘게 급등했다. 데이터제공업체 오르텍스 등에 따르면 게임스톱 공매도 세력은 올해 들어 190억달러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게임스톱의 대규모 공매도 세력은 개인 투자자의 표적이 됐고, 개인의 집단적인 매수세로 주가가 상승하자 공매도 세력은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야만 했다. 이는 널리 알려진 숏스퀴즈다.

이런 숏스퀴즈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면서 하나의 순환 회로(feedback loop)가 형성됐고,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이어졌다.

베테랑 트레이더이자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 트레이딩 헤드는 "게임스톱은 월가에서 매도 포지션이 가장 큰 주식 중의 하나였다"며 "숏스퀴즈는 게임스톱 급등이 시작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레딧 투자자들은 콜옵션에 손대기 시작하며 숏스퀴즈를 감마스퀴즈로 발전시켰다.

◇ 숏스퀴즈와 닮은 감마스퀴즈, 어떻게 작동했나

감마스퀴즈는 주가 상승에 대해 높은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방식으로, 감마는 기초자산 변화에 따라 델타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델타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활용된다.

콜옵션을 매수자에게 파는 시장 조성자(매도자)는 주가 상승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기초 자산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이를 델타 헤지라고 한다. 투자자가 옵션 행사가격을 밑도는 수준(외가격)의 콜옵션을 대규모로 사들인 뒤에 주가가 행사가격으로 근접하면, 시장 조성자는 헤지를 위해 더 많은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주가가 급등하면 시장 조성자는 더 많은 주식이 필요해진다. 이때 주식을 보유한 입장에서 시장 조성자의 포지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내놓지 않고, 이에 따라 시장 조성자는 더욱 높은 가격에서도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이를 감마스퀴즈라고 한다.

이번 게임스톱 사례에서 개인 투자자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감마스퀴즈를 활용했다.

소스닉 헤드는 "콜옵션의 매도 포지션은 델타가 변화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 노출도가 더욱더 커지게 된다"며 "그래서 헤지를 위해 주식을 더 사야만 했고, 극단적으로 숏스퀴즈와 비슷한 유형의 순환 회로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의 집단적인 감마스퀴즈는 앞으로도 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소스닉 헤드는 "옵션시장에 자연스러운 수요와 공급이 있었지만, 이제는 외가격 콜옵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콜옵션을 매입하려는 개인의 열망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 시장은 시스템적으로 주식 대비 콜옵션 가격을 높게 책정하게 된다"며 "누군가 기꺼이 팔고자 하는 가격은 항상 존재하지만, 수급 상황이 바뀌면 사람들은 옵션을 팔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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