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는 주간 실업 지표가 개선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채권 매입 축소를 향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비 스텝'에 차분해져 다시 상승했다.

달러화는 위험선호 심리 회복 등으로 다시 가파른 약세로 돌아섰다.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연준 의사록 발표에 따른 충격을 소화하면서다.

뉴욕유가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경신해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5일로 끝난 주간에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3만4천 명 줄어든 44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3월 14일 주간의 25만6천명 이후 가장 낮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45만2천 명을 밑돌았다.

5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지역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제조업 지수는 전월 50.2에서 31.5로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40.5였다. 지수는 제로(0)를 넘어서며 경기가 확장세임을 보여줬지만, 확장 속도는 둔화했다.

지난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개월 연속 올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콘퍼런스보드는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1.6% 오른 113.3을 기록했다고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1.4% 상승을 상회했다.

◇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8.11포인트(0.55%) 오른 34,084.1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44포인트(1.06%) 오른 4,159.1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36.00포인트(1.77%) 상승한 13,535.74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의 움직임과 주간 실업지표 등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

전날 폭락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반등하면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그동안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연준의 완화적 기조가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기술주 등이 조정을 받았다.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우려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등으로 옮겨갔다.

전날 발표된 연준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정책이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해 유동성 흡수 우려가 부각됐다.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된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많은 위원이 여전히 그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나 시장은 고용과 물가 지표 개선으로 여름 동안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4만2천 달러대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다시 3만8천 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높은 하루를 보냈다.

이 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4만 달러대까지 회복했다.

재무부가 1만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 이체에 대해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한 조치가 장중 변동성을 높였다.

테슬라 주가는 4% 이상 올랐고, 코인베이스 주가는 3% 이상 올랐다.

넷플릭스와 애플 등의 주가는 모두 2% 이상 올랐다.

민간 우주 탐사 기업 버진 갤럭틱의 주가는 시험 우주비행 일정을 오는 토요일 시행할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14%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린서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시장이 물가상승률과 연준에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며 더 많은 경제 지표로 상황이 더욱 명확해질 때까지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9월까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1%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63포인트(7.35%) 하락한 20.55 근방에서 거래됐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7bp 내린 1.63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4bp 내린 0.14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3bp 하락한 2.340%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3.7bp에서 이날 148.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4월 FOMC 의사록 영향이 소멸해 미 국채 값은 장기물 위주로 올랐다.

연준 위원들이 처음으로 테이퍼링 논의에 대해 시사해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전일 일주일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팬데믹 극복에 도움을 준 월 1천200억 달러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철회와 관련된 논의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처음 연 것이다.

다만 아직 시점이 정해진 게 아닌 데다, 원론적인 생각 수준이어서 테이퍼링에 대해 투자자들은 냉정해졌고, 저가 매수에 나섰다. 테이퍼링 고려 외에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고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경제 진전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일부에서는 미 국채수익률이 잠시 주춤하지만, 4월 연준 의사록은 일찌감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일깨웠다고 진단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의사록은 테이퍼링 속삭임조차 아니었다며 시장이 얼마나 테이퍼링에 몰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2013년 테이퍼 탠트럼을 떠올린 무릎반사 작용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당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줄이려는 연준의 노력 속에서 금융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고, 미 국채수익률은 급등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를 이성적으로 가늠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시장은 냉정을 되찾고 잭슨홀 연준 심포지엄 정도에 테이퍼링 논의 시작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예측한다. 잭슨홀이 8월 마지막 두 주 정도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그때까지 연준은 석 달 치 고용보고서를 더 받게 된다.

인플레이션과 관계없이 테이퍼링 플레이를 하려면 평균 50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통상 연준은 잭슨홀에서 정책 변화의 신호탄을 쏘는 걸 선호해왔다.

월가에서는 9월 회의에서 논의 시작이라는 공식 힌트가 나온 뒤 11월이나 12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이후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본다. 실제 테이퍼링까지 긴 시간이 남았다는 점에서 전일 잠깐 소동 이후 저가 매수가 미 국채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UBS의 분석가들은 "주요 채권시장의 심리가 현재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기울고 있음을 어제 일깨워줬다"며 "FOMC 의사록은 테이퍼링 과정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9월 회의에서 시작되고 12월에 발표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미즈호 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 올라가려면 경제가 매우 빠르게 완전 고용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며 "경제 활동에서 정점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3월과 4월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주 매우 빠르게 완전 고용 정점에 도달할 수 없다면 시장에 있는 전반적인 기대를 재고하고,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물가연동국채를 계속 사려면 지난번 매입했던 때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믿음이나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며 "시장은 경기 회복, 경제 재개, 정부 부양책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짧은 기간 기대치에 반영한 만큼 더 빠른 인플레이션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77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209엔보다 0.431엔(0.39%)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228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745달러보다 0.00537달러(0.44%)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3.01엔을 기록, 전장 132.95엔보다 0.06엔(0.0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7% 하락한 89.760을 기록했다.

전날 공개된 연준의 FOMC 의사록은 시장의 의표를 찔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시적이라는 최근 연준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일부 위원들이 향후 회의에서 양적완화(QE) 테이퍼링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게 적절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전날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다가 강세로 급선회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연준의 인내심에 베팅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화에 대해 구축했던 순매도 포지션을 급하게 청산하기도 했다. 의사록이 연준 인내심의 약화 조짐으로 해석되면서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인내심에 대한 기대를 다시 강화했다. '어느 시점에는(at some point)'이라는 문구에 주목하면서다.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건 당위론적인 입장이라고 시장은 풀이했다. 아직은 시점이 특정되지 않아 연준의 스탠스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풀이됐다.

전날 한때 연 1.69% 수준까지 치솟았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1.63% 수준으로 반락하는 등 안정을 되찾았다.

일자리 관련 지표는 호조세를 이어가며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외환 분석가인 로널드 심슨은 "지난 24시간 동안 우리가 본 대부분의 움직임은 연준의 의사록에 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의사록에 너무 과잉반응을 보였고 미 국채 수익률도 급격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몇 달간의 더 나은 경제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좀 생각한 뒤에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은 시장들이 그 점을 마음에 새겼고 어제 우리가 보았던 움직임들은 되돌려졌다"고 강조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분석가인 피터 카딜로는 " 전날 달러화가 갑자기 강세를 보인 유일한 이유는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달러화 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메르츠방크 전략가들은 "연준 회의록이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일단락할 수도 있지만 추세 반전은 시기상조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1달러(2.1%) 하락한 배럴당 62.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6월물은 이날이 만기일이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이날 종가는 4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7월물 가격은 1.41달러(2.2%) 하락한 배럴당 61.9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핵 합의 복원 회담에 참여 중인 이란이 좋은 진전이 있다고 밝혀 대이란 제재가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돼 원유시장에 공급 부담을 늘린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가 협의가 필요하지만, 지난 4차례 참가국 회담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참가국들이 다시 모여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협의할 계획이며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결론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매니저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이 JCPOA에 재가입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 제재를 끝내기 위한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짐에 따라 원유와 관련 상품에 일부 하강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국영 언론에 낙관적 발언을 계속 내놓고 있는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엔리케 모라 EU 외교관도 4차 협상을 종료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종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꽤 확신한다. 현재 잘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의 수출이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재개될 수 있어 이는 공급 측면에서 부정적일 것"이라며 다만 "아직 변수가 많고, 회담도 언제든지 결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의 코로나19 확산도 여전히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담당 대표는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떠받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터슨에 따르면 인도의 정유업체들은 휘발유와 디젤 판매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5~20%가량 줄었다고 보고했다. 공장 평균 가동률도 4월에 96%를 웃돌던 데서 84% 수준으로 하락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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