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물밑 경쟁이 치열했던 1조 원 규모의 삼성중공업[010140] 유상증자 빅딜에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이 참여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071050]과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증권[006800], KB증권[105560], 신한금융투자[055550]가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공동 주관사에 내정됐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유상증자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를 국내 주요 증권사에 발송하며 관련 준비에 돌입했다.

오는 22일 판교 R&D 센터에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액면가 감액을 위한 무상 감자와 수권주식 수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면 본격적인 신주 발행 절차도 시작된다. 우선 8월 초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 감자를 한 이후 유상 증자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것은 지난 2018년(1조4천88억 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 기간 삼성그룹 내에서 조(兆) 단위 딜은 없었다.

이에 증권사들 사이에선 이번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딜을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빅 딜'에 해당하는 규모라 수수료 수입이 적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삼성그룹의 딜을 주관했다는 트랙 레코드를 쌓을 수 있어서다. 주주 배정 이후 실권주에 대해선 일반 공모를 진행하는 만큼, 주관사가 이를 떠안을 가능성이 작다는 것도 증권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이번 딜의 공동주관사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3년 전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 곳들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신한금융투자는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삼성 그룹의 딜이라 최근 추세와 함께 과거 레코드가 중요했을 것"이라며 "주관 수수료만 최소 10억 원 이상이다. 여기에 삼성 딜에 참여했다는 보이지 않는 평가가 더 큰 성과"라고 귀띔했다.

이로써 주식자본시장(ECM)에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간 1등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게 됐다.

아직까진 지난해 두산중공업과 대한항공에 이어 올해 한화솔루션, 포스코케미칼 유상증자, 그리고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등의 기업공개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이 한발 앞서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에 이어 올해 크래프톤 상장, 그리고 삼성중공업 유상증자까지 따내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그룹의 조 단위 딜에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연초부터 유상증자, IPO 등 ECM 시장이 활황"이라며 "코로나 이후 산업재편을 위한 준비는 물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증권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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