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어찌 보면 인덱스 외길이다.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로 17년, 애널리스트로 겸직했던 인덱스 개발, 그리고 이제 첫발을 내디딘 상장지수펀드(ETF) 컨설팅본부장까지, 그의 증권맨 경력에는 인덱스, 즉 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 컨설팅본부장은 11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이 ETF만 사면 다른 것은 안 사도 되는 ETF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은 장기투자하라고 하면서 ETF는 그 얘기가 없다"며 "KODEX가 만든 이 ETF만 사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다른 것에는 굳이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투자 기구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 6월 1일 자로 NH투자증권에서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마케팅과 컨설팅을 총괄하는 ETF 컨설팅본부를 맡게 됐다. '셀 사이드'에서 '바이 사이드'로 옮겼지만, 오랫동안 ETF 분석을 해왔던 터라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 본부장은 ELS, ETN, ETF 등 파생상품 분야의 스타 애널리스트였다. 파생시장의 알파(α) 전략에 주력하던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등장한 이후 업계에서 처음으로 헤지펀드 시장을 분석한 리포트를 내 주목받기도 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한국판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를 만들겠다며 인덱스 사업에 뛰어들었던 NH투자증권의 인덱스 개발도 주도했다. 아이셀렉트(iSelect)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리츠, 강소기업, ESG와 관련한 다양한 지수를 선보였다.





최 본부장이 맡은 컨설팅본부에는 마케팅팀과 컨설팅팀이 있다. 마케팅은 타깃이 정해지지 않는 열린 마케팅이다. 동학, 서학 개미 등이 모두 대상이다. 최근에는 소통 채널이 중요해진 만큼 최 본부장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고, 직접 나가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달하는 등 애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을 십분 살리고 있다. 톡톡 튀는 영상에 자체 계정은 이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컨설팅팀은 타깃 마케팅을 한다. 은행 신탁, 연기금 등 삼성자산운용의 ETF인 KODEX를 매매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대상이다.

최 본부장은 "과거에는 똑똑한 우리가 투자 기구를 만들어줄 테니 투자하기만 하라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이었다"며 "이게 좋을 거 같다는 ETF를 찍었다면 이제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웹툰, 반도체 등 테마형 ETF를 만들어주고, 액티브하게 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면 시장 투자자들이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TF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순자산은 60조 원을 넘어섰고, 전체 ETF 종목 수도 500개를 넘어섰다.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최근에는 테마형, 액티브 ETF로 자산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도 어떤 테마에 투자해야 할까 고민이 많다"며 "한국 시장에 몸담은 만큼 같은 테마라고 해도 외국 것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한국에 맞는 한국형 테마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과거 인덱스를 만들 때도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인덱스를 찾았다. K 리츠 등이 그 예다.

최근 ETF 시장의 관심이 액티브형으로 옮겨가긴 했지만, 패시브는 물론 인덱스에 대한 이해와 개발 없이 ETF 시장을 선도하긴 어렵다. 그런 면에서 최 본부장은 ETF 시장의 본질을 꿰뚫어 온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꾸준하게 우상향 크게 손실이 나지 않는 그런 ETF를 만들어 연금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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