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채권매입 속도 완화 결정에 대한 설명에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 패러디해 눈길을 끌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속도 완화 결정을 테이퍼링으로 봐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 인용의 방식으로 답하겠다며 "여인은 테이퍼링하지 않는다(The lady isn't tapering)"고 언급했다.

라가르드가 한 말은 1980년에 경제정책을 뒤집으라는 압력에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여인은 돌아서지 않는다(the lady is not for turning)'고 한 말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CNBC,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가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결정에 대해 이 문구를 인용한 것은 시장이 ECB의 결정을 테이퍼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결정이 "테이퍼링이 아닌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재조정"이라며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PEPP 종료와 금리 인상 결정은 아직 멀었다면서 PEPP에 대한 자세한 논의나 결정을 12월 회의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긴축적인 스탠스로 읽힐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는 동시에 자세한 결정이나 판단 시점을 12월로 미룬 셈이다.

라가르드 총재가 대처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해 '여인은 테이퍼링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 것은 이같은 판단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이번 결정이 프레임워크와 금융 여건을 기반으로 우호적이라는 판단을 한 후에 이뤄졌으며,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 조정된 점도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치와 관련해 그는 2021년도 상당히(significantly) 높고, 2021년과 2023년도 상당히 높다며, 전체적인 시계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 수치는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매입 속도를 적당히 낮추면서 유리한 금융 여건을 유지할 수 있으며, 단어 선택도 적절했다고 본다"며 "QE2와 QE3에서 했던 것보다 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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