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 그룹이 쿠폰 만기가 임박한 위안화 채권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으나, 진짜 시험대는 같은 날 쿠폰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채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헝다 측은 23일 만기 도래하는 2억3천200만위안의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역내 채권 보유자들과 비공개협상을 벌였다. 해당 위안화 채권은 원금 40억위안에 오는 2025년 9월 만기가 도래한다.

헝다 측은 채권 보유자들에게 현금으로 지불할 것인지 다른 자산으로 지불할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비시장적(off-market) 수단을 통한 해결을 협상했다"고 발표했다.

위안화 채권과 같은 날 쿠폰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채 8천350만달러도 있다. 헝다 측은 달러채의 이자 지급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크레디트사이츠의 아태 리서치 공동 헤드인 샌드라 쵸는 "우리는 헝다의 역내 투자자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갈 것을 예상했었다"며 "달러채 이자 만기일인 23일이 진짜 시험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자와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헝다 측이 역외채권(달러채)의 손실을 확정하면서 결국 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헝다 측의 달러채 일부 가격은 최근 크게 빠지며 달러당 25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헝다가 23일 달러채의 이자 지급에 실패하면 30일의 유예기간을 갖게 된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개입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총 3천억위안 이상의 자금을 레포시장에 공급했다.

싱가포르계열 CMC마켓츠의 켈빈 왕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중앙은행이 현재 진행 중인 헝다 그룹 부채 위기의 확산 징후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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