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지만,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 매도는 아직 주춤한 분위기다.

높은 환율을 끌어내릴 요인으로 분기 말 달러 매도가 기대되지만, 수급 주체들은 아직 적극적인 매도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관망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79.30원에 개장한 후 1,180원대 초반에서 거래됐다.

지난 주 연고점이자 1년 만의 최고치인 1,186.40원을 기록한 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환시에서 네고 물량은 많지 않았다.

장중 수급을 종합해 보면 달러 매수와 매도 수급이 비슷한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의 연이은 수주 소식에도 중공업체들의 매도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이 개장 전 마(MAR, 시장평균환율) 시장에서 달러 매도 주문을 내고 있으나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한 은행의 콥 딜러는 "장중에는 네고 물량보다는 결제가 많은 느낌"이라며 "환율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 수출업체들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이번 주 들어서는 마 셀이 많고, 마 시장이 오퍼 우위인 모습이다"이라며 "일반 기업이나 업체들이 환율 변동성에 대응해 마 시장에서 수요가 강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매도 업체들은 관망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 우려와 달러화 강세, 국채 금리 상승 등 여러 여건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의 콥 딜러는 "1,180원대에서 업체들의 주문이 조금 나오고, 현 레벨에서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없이 조용한 상태"라며 "환율이 1,19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랐으니 한번은 1,200원을 찍을 수 있다는 인식에 업체들이 (환율 상승을) 기다리는 눈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화 강세 분위기 속 헝다 등 여러 환율 상승 요인이 있다 보니 다들 어느 정도까지 환율이 오를 수 있을지 가늠하고 있는 것 같다"며 "네고 물량 특성상 곧바로 환전 처리를 하지 않고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기도 하지만, 레벨이 오르면 점차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부진한 네고 물량에도 국내 기업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외국인 등이 쌓아둔 달러는 오히려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거주자외화예금은 926억 달러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지난달 거주자외화예금 증가는 기업의 수출 및 결제 대금 예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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