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 시간으로 11월 25일, 국내외 통화정책 이벤트가 집중돼 눈길을 끈다. 미국의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이 그것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 지명 소식이 더해질 수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PCE 가격지수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일정은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론 각각 24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로 잡혀있다. 그러나 우리 시간으론 25일 오전 0시와 4시에 공개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6.2%로, 3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들어 10월 PCE 물가도 크게 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

11월 FOMC 의사록을 통해선 연준 의원들의 회의 당시 발언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 연준은 11월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구분해야 하며,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기존 스탠스를 유지했다. 회의 직후 시장은 연준을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해석해 반응했다.

하지만 이후 파월 의장이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점 등을 들어 시장은 연준의 스탠스를 다르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12월 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테이퍼링을 서두르는 동시에 내년 중 통화완화 정책을 신속히 철회하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연준이 긴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 결과는 통상 오전 10시 전에 나온다. 25일에 열릴 11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9일 공개한 전문가 설문에선 응답자 15명 전원이 11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통위가 예상대로 이달에 금리를 올리면 기준금리는 1.0%가 된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은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온 가운데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금통위 의사록을 통해 금융 불균형 누증에 대해 금융 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가계 부채 관리 강화 등 금리 인상 효과와 다른 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후 추가 대책을 고려하는 것이 절절하다는 시각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총재가 매파적 발언을 통해 소수의견의 시장 파급력을 제어하려 할 수 있지만, 내년 봄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25일 국내외 금융시장은 또 하나의 미국발 변수에 직면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전까지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24일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경우 그 여파가 25일 아시아 시장에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군은 파월 현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다. 현재까진 파월 의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파월 의장이 연임한다면 기존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새로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파월 의장보다 더 통화완화 쪽으로 기울어진 인물이라는 분석이 나와 시장에 단기간 변동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간 금융시장은 통화정책 전환기임에도 안정을 유지해 왔다. 이달 25일 다수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이미 여러 가능성을 계산에 넣고 있는 만큼 시장이 크게 요동치진 않을 공산이 크다. 그보다 시장의 관심은 12월 13~14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FOMC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선 연준이 3개월마다 내놓는 경제 전망과 점도표가 발표된다.(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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