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자의 증상이 경증에 그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에 기대어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의 진화 양상과 마찬가지로 오미크론 변이도 감염력은 높지만, 동시에 치명률은 떨어지는 식으로 최적화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오미크론의 진원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신자문위원장 배리 슈브는 지난주 "백신 완전 접종자 가운데 많은 이가 오미크론 변이에 돌파 감염됐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이들의 증세가 가벼웠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경우에 따라 오미크론이 크리스마스 즈음엔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할 호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JP모건은 "월가 일각에서 오미크론과 관련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데이터상으로는 아직 경종이 울리지 않았다"며 "오미크론이 주도하는 주식시장 하락세에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오미크론이 최종적으로 크게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 시장에 '긍정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새로운 변이가 더 치명적인 변이를 몰아낼 경우, 팬데믹 종말을 앞당기고 코로나19를 계절 독감과 비슷하게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바이오메디컬 정보 분석업체 엔퍼런스(Nference) 연구진은 뒤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가 담긴 논문을 공개하면서 오미크론이 높은 감염력을 보이는 것은 감기 바이러스에서 일부 유전자를 가져온 혼종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바이러스는 통상적으로 감염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는 특성은 상실하는 데 오미크론 변이가 그런 경우인지는 더 많은 자료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높은 경우에도 이 변종 바이러스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이나 정책 당국자들이 치명적 바이러스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파국적이거나 급진적인 결정을 기피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이런 진단의 근거다. 실제 이런 전망은 지난 주말 미국 의회의 임시지출 지원 법안 처리로,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고비를 넘긴 데서 일부 입증됐다.

오미크론의 위협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통화정책 전환 여지를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인사들은 높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자산 매입을 조기에 종료할 필요성을 앞다퉈 제기했다. 최근엔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연준과 같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쌓이지 않은 만큼, 섣부른 판단으로 방역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젊은 층 위주로 유행하는 남아공과 다른 나라의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예고하고, 중국 당국이 경착륙 대비를 시사한 상태다. 헝다 사태는 오미크론의 치명성으로도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두 주 후 오미크론 관련 1차 자료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진 오미크론에 대한 경각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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