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사세 확장을 준비하는 메리츠자산운용이 주식 부문 인력을 보강했다. 존 리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은 인물은 이철곤 수석이다. 그는 인베스코와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 매니저다.

이철곤 수석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일관성 있게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메리츠운용의 투자 철학이 외국에서 쌓았던 경험과 비슷했다"며 메리츠운용에 온 이유를 밝혔다.





존 리 대표는 글로벌 운용사의 매니저들에겐 높은 선배다. 그가 대표를 맡은 메리츠운용은 글로벌 운용사와 비슷한 구조다. 금융 지식을 교육해 투자자들 이익을 우선시하고, 바텀-업 방식의 분석으로 장기 투자하는 철학을 지녔다. 펀드 운용도 팀 차원에서 접근한다. 해외 업무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와도 녹아들기 수월했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운용사들은 퇴직 연금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본다. 메리츠운용도 이를 위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하고 글로벌 펀드도 확장하고 있다. 투자자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시기다.

이 수석은 인베스코와 피델리티에서 일하며 아시아 시장과 글로벌 이머징 시장을 주로 맡았다.

그는 "메리츠운용이 ETF를 출시하고 해외 펀드도 시작하고 있지만, 대부분 투자자가 아직 접근성이 낮다"며 "ETF 전략이나 해외 펀드 등에서 제 경험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보탬이 된다면 제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펀더멘털에 근거한 장기 투자와 복리의 힘을 믿는 매니저다.

그는 "주식은 환금성 때문에 경제가 흔들리면 주가는 더 흔들린다"며 "전문투자인력은 정확한 내재 가치에 맞춰 투자해 장기적으로 투자자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철저한 바텀-업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철학이 중요한 이유는 운용사와 투자자들이 함께 나아가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복리 수익을 누리며 은퇴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이 투자 철학이 없다면 단기 수익에 매매하게 된다. 노후 자금 마련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수석은 "메리츠운용이 타 운용사보다 분석 역량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투자 철학을 투자자들과 공유해 장기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건 우리가 잘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돌이켜 본 미국 자본시장은 상당히 성숙한 곳이었다.

글로벌 운용사의 매니저들은 하나같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복리의 힘을 알고 있으니, 시장이 하락할 때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 복리의 힘을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과도 소통해 이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운용사의 역할이었다.

자본시장 참가자 간 신뢰도 두텁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는 은퇴 이후 피델리티를 찾아 젊은 애널리스트와 자주 아이디어를 교류했다. 시티그룹의 샌디 웨일 회장은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이나 전략 등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챙기기도 했고, 비아콤의 대표는 이번 시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시청률까지도 애널리스트에게 설명했다.

자본시장에서의 상호작용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학자금 펀드나 퇴직연금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성숙한 자본시장 토양은 개인의 삶을 더 윤택하게 했다.

그는 시장을 믿고 복리의 힘을 강조한다. 국내 증시는 아직 미국과 같은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지 않았다. 더 나아갈 여력이 있다.

이 수석은 "국내 경제 구조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미래지향적 업종으로 조금씩 개선됐다"며 "퇴직연금 등 자금 유입의 선순환이 나타나면 포텐셜이 발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 시장은 길게 보면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이 수석은 매니저로 남으면서 사람들의 삶을 좀 더 개선하길 원했다.

이 수석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 사람들의 삶을 좀 낫게 해주는 것에서 보람이 있었으면 한다"며 "일반 개인분들의 은퇴 자금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