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이수용 기자 = 올해 한국금융지주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한국투자증권에서 12년 만에 탄생한 여성 본부장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한국금융지주에서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제외하고 김남구 회장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연임시키는 등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7일 임원인사를 통해 김순실 상무보를 PB6본부장에 임명했다.

지난 2010년까지 PB 본부장에 자리했던 박미경 상무 이후 12년 만에 여성 본부장이 나타난 셈이다.

김 본부장은 1989년 신입 공채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 2018년 서면PB센터 지점장에 오른 뒤 작년 상무보로 승진했다.

그가 담당하는 PB6본부는 서면, 동래, 해운대, 부산, 사하, 울산, 마산 등 부산 및 경남을 소재로 한 PB센터를 관할한다.







김 본부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본부장 발령 이야기를 들었을 땐 열심히 해온 나에 대한 보상인 것 같아 뿌듯했다"면서도 "임원이란 자리가 주는 부담과 책임이 와닿기 시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여성 선후배님으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으나, 이제는 이 길이 후배의 길이니 잘해달라는 당부 또한 받았다"며 "혼자만의 영광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란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을 지금의 위치까지 있게 했던 원동력은 단연 성취감이었다. 업무를 통해 많은 성과급을 받고, 진급도 빠르게 하는 것이 그의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점장 자리까지 올랐을 땐 성취감에 한계를 느꼈다. 혼자서 잘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게 없었고, 더군다나 재미도 없었다.

지점장의 자리에서 얻을 수 있던 성취감은 조직 차원에 있었다. 지점이 하나로 움직여 고액 자산을 유치하고 회사 수익에 기여한다. 그리고 최우수 지점이 됐을 때 그는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지점이 아닌 PB6본부 전체라는 게 달라졌다"며 "성과를 내고 직원이 행복해할 때 성취가 느껴질 것이고, 그렇게 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에서는 초고액 자산가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김 본부장은 그들이 자금을 유치할 땐 높은 금리와 다양한 상품보다는 믿음과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초고액 자산가는 만나기도 어렵고,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 않는다. 김 본부장은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경청한다. 이야기에 들어가 그들의 경험을 그리며 상상한다. 그렇게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자산가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경청할 준비가 필요하다"며 "상담 시 투자자가 진심이 아니거나 제가 진심이 아닌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몰입이 되지 않고 딜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항상 1등을 하는 것보다는 언제나 1등을 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마련하는 게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후배들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됐다"며 "고객들 뿐 아니라 직원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는 본부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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