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한국조선해양이 작년 수주몰이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 관련 소송 패소로 지난 4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4분기 수천억원 상당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4분기 1천5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조선해양의 4분기 매출 전망치는 4조2천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지난달 16일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근로자 10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향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실제 관련 비용은 규모와 시기는 파기환송심의 판결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다.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지급해야 할 임금을 5천억~7천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금액 규모가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충당부채를 설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지난 4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이 전망되지만, 한국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우수한 수주 실적을 거뒀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분기 조선 부문에서만 47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연간으로는 총 228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였던 149억달러를 52% 초과 달성했다.

지난 2020년 신규수주가 100억4천500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약 2배 넘게 수주가 늘어난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연수요, 친환경 선박 수요 등이 겹치면서 총 1천744만CGT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서도 약 3조원가량의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을 일찌감치 수주하며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연간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17% 높힌 174억4천만달러로 설정했다.

4개 증권사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6조9천855억원의 매출과 4천4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주잔고 급증에 따른 도크 부족으로 선가와 선종을 고려한 선별 수주가 이어질 것이다"라며 "수주잔고 증가가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매출 성장 시점은 오는 2023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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