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자료와 기준, 운용 규칙을 두고 그에 따라 보고서가 나오고, 의사결정이 진행돼야 합니다. 제대로 된 OCIO라면 퇴직연금 부채 증가율이 2%인 회사에 예금을 권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연금OCIO팀장은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OCIO를 제대로 도입했다면 자금을 맡긴 담당자의 마음이 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CIO는 담당 기금이나 기업과 계속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더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운용사 또한 수시로 의사소통해야 한다.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하락해도, 회사의 부채도 같이 밀려 적립 비율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등 시장 변동에 대해서도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OCIO는 장기 기금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목표로 한 수익률에 맞게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금의 목표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인지, 임금 인상률인지, 부채 증가율인지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는 대부분 3~6% 내외로 정해진다. 기금을 위탁하는 곳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전용우 팀장은 "연금을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사용할 것인지 아는 것"이라며 "언제 쓰는지를 알아야 운용 기간과 목표 수익률을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데 기본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수행한 뒤 평가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OCIO는 이를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최근 디폴트 옵션 및 적립금 운용위원회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퇴직연금과 OCIO도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에서는 적립금 운용위원회 설치 및 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투자 계획을 정리하고 목표 수익률과 손실, 수익 가능성 등을 정리한다. 투자 계획을 정리했다면 손실 책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를 외부에 맡기는 것이 일종의 OCIO인 셈이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서도 OCIO 시장이 열려있다. DB형 적립금을 쌓지 못하는 중소형 기업이나, 임금피크제 이후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 증가 등 OCIO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OCIO 서비스와 관련 펀드가 언급되는 이유다.

전 팀장은 삼성운용에 2016년 합류하면서 DB형 퇴직연금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했다. 이후 DB형 연금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고, 2019년 최초로 DB형 전용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이후 이 펀드 이름은 퇴직연금OCIO솔루션밸런스 펀드로 바뀌었고, OCIO 유형 펀드 두 개를 더 출시했다.

전 팀장은 "해당 펀드들이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유사한 니즈를 가진 사용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해 DB뿐 아니라 DC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OCIO 시장이 직관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용하는 상품 또한 투자자 수요에 맞게 다변화하고 소량 생산형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TDF가 자산 배분이 된 기성복이라면, DB형 OCIO는 투자자에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맞춤옷이란 것이다.

이에 직원 하나하나가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고 전용우 팀장은 전망했다. 과거 운용사 마케팅은 판매사에 상품을 설명해야 하다 보니 상품에 대한 전문가였다. 앞으로 연금 및 OCIO팀은 투자자들이 어떤 니즈가 있는지 파악하고 대응하는, 담당 기업의 컨설팅에까지 갈 수 있는 조직을 보고 있다.

전 팀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연금 관련 일을 해왔으나, 최근 2~3년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최근 연금 쪽에 지원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인력도 늘었다"며 "연금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연금 분야는 폭넓게 알아야 한다. 리테일, 홀세일의 영역을 넘나들고 제도에도 민감하다. 투자가 들어가니 리스크 관리도 알아야 하고, 고객사 관련 개인연금까지도 문의가 들어온다. 잘하면 시야가 넓어지나 못하면 어려운 분야다.

그의 목표는 사람들이 퇴직을 기다리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은퇴하게 되면 다른 일을 알아보는 걱정을 하지만,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면 은퇴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전 팀장은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이 퇴직하고 그 이후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퇴직연금제도가 의료보험처럼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제도로 자리하면 스스로도 뭔가 기여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sylee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3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