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종합)

(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0bp(0.5%포인트, 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과 6월 양적긴축 개시를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의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위원회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75bp의 금리 인상은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대상이 아니다"며 "물가상승률이 꺾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연준이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 50bp 수준의 '빅 스텝(Big Step)' 금리 인상에 나선 후 25bp 수준의 '베이비 스텝(Baby Step)' 금리 인상으로 선회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연말 미국의 정책금리는 2.75% 안팎, 최종 정책금리 레벨은 3.25% 안팎 수준이 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 2~3분기 압축적 긴축 노선을 걸을 연준의 보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가팔라질 여지, 즉 75bp 수준의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고용과 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경우 그와 연준 동료들이 내놓을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상의 매파적 언급의 강도와 실제 정책 결정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지난 주말(6일) 발표된 미국의 올해 4월 고용지표 발표 결과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연준의 행보에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시장에 반영이 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42만8천명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였던 40만명 증가를 소폭 웃도는 수준을 나타냈다. 월가에서는 30만명대 증가 전망도 있었던 만큼 신규 고용을 위해 금리 인상 폭을 축소해야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노동 공급은 축소되고, 노동 수요는 견조하다는 진단 속에 4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10달러(0.31%) 오른 31.85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46% 올랐다. 4월 실업률은 3.6%로 전월과 같았다. 월가 예상치였던 3.5%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 주 나올 지표 중에 가장 주목되는 것은 11일 공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 기록한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8.5% 상승에서 낮아진 것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를 기록해 전달의 1.2%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6.0% 올라, 전달 기록한 0.3%, 6.5%와 비교해 전월 대비 상승률만 소폭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러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2018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한 10년물 국채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밤(9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3.20%대로 상승했다. 연초에 10년물 금리가 1.5% 근방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다만, 시장의 관측과 달리 4월에도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변화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오면 시장의 공포 심리는 급속하게 증폭될 수 있다. 연준이 이를 빌미로 75bp 보폭의 거침없는 긴축 행보를 보이면 최근 '50여년래 처음 10% 이상 동시 하향 조정'이라는 보기 드문 움직임을 보인 미국의 주식과 채권 가격은 연준발 공포 속에 추가 급락할 수도 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해 급격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빈틈 없이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5월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달이다. (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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