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이민재 기자 = 한국은행이 실시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중도환매에서 미매각이 재차 나타나는 모습이다.

현재 금리 레벨을 고려하면 입찰에 참여할 적기라고 평가되지만 시중에서 매입 대상 물량을 구하기 쉽지 않아 증권사 등 기관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전해진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전일 실시된 통안채 중도환매는 매입예정금액 2조원에 소폭 못 미치는 1조9천600억원 응찰에 그쳤고, 이중 1조6천700억원만 낙찰됐다.

앞서 올 연초에도 중도환매 미매각은 종종 발생했다. 지난 3월엔 2조원 매입예정에 1조8천100억원만 응찰했고, 1월엔 2조원 매입예정에 응찰액이 1조4천억원에 머물렀다.

당시는 단기물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관련 통안채를 만기 전 처분한 영향이 있었다면, 지금은 시중에서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재정거래 목적으로 투자에 나선 외국인이 보유하고 풀지 않는 통안채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거래 유인을 보여주는 스와프 베이시스(화면번호 4668ㆍ1년 기준)는 연초 -65bp에서 지난달 27일 -100bp대로 축소한 뒤 현재 -90bp대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의 차이로 그 값이 작아질수록 재정거래 유인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통안채 중도환매에 외국인 참여 비중이 커졌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통안채 환매는 대차물량도 받지만 외국인 재정거래의 경우 만기 보유한다는 특성 때문에 대차물량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상기임에도 채권 단기금리가 과하게 눌려있고 국고채 대비 통안채가 상대적으로 강해 환매 적기임에도 입찰에 들어가지 못해 증권사들의 아쉬움도 크다고 전해진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스와프레이트 역전 폭이 70bp에서 90bp로 커지면 외국인 재정거래 여건은 환전에서만 160bp가 좋아진 셈"이라며 "바이백(매입)하는 대상은 잔존만기가 1년보다 짧은 물건이 될 텐데 외국인들이 다수 흡수했기 때문에 입찰 넣을 수 있는 물량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를 올리면 많이 눌려 있는 1년 쪽 금리가 오를 것이고 현재 매도하는 것이 맞는다"면서도 "외국인들이 물건을 들고 가면 대차를 안 내보내 공매도도 못하고 있다. 공매도를 통해 금리가 올라가줘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되니 일드커브도 계속 왜곡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안채 물량 품귀 현상은 한은이 그간 통안채 발행물량을 줄여준 효과도 일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발표한 '2021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통안채 발행규모는 1년 전보다 12조5천억 원 감소했다. 한은은 유동성 조절 필요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채권 투자심리 위축 등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져서 상황에 따라 입찰 자체를 안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2조원으로 매입 예정액을 잡아도 최근엔 이를 한도 개념으로만 인식한다"며 "입찰 참여한 금리 가운데엔 너무 낮은 금리들도 끼어있어 어쩔 수 없이 일부 덜 매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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