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앞두고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퇴직연금 상품 승인 심사를 준비하는 중소 자산운용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DC형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선점 효과가 중요한데, 심사 기준에는 과거 수익률도 포함돼 있어 최근에서야 상품을 마련한 중소 운용사 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디폴트옵션이 도입된다. 디폴트옵션은 별도 운용 방식을 지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특정 방식으로 운용되도록 이를 지정하는 제도다.

운용 상품에는 TDF, 밸런스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부동산인프라펀드(SOC) 등이 포함된다. 해당 상품 중 고용노동부 소속 심의위원회 사전 심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심사 기준에는 ▲자산 배분 적절성 ▲손실 가능성 ▲수수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펀드의 장기 수익률도 살펴보고 있다. 노후 자산을 마련하고자 개인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만큼 안정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이를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수익률도 중요하나 위험 분산이 제대로 돼 있는지, 믿을 수 있는 상품인지 등을 주로 살펴본다"며 "아무래도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상품들은 1년이나 3년 혹은 5년 수익률 등이 나올 수 없어 심사상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당 대목을 가장 우려하는 곳은 중소 운용사다. 중소 운용사 역시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하고자 TDF 등의 상품을 비교적 최근에 선보였다. 론칭한 지 오래되지 않아 3년 이상의 장기 수익률이 전무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10월에 TDF를 처음 설정했다. 우리자산운용과 아이비케이자산운용의 TDF도 각각 2020년 9월, 2021년 4월에 설정됐다. 대신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11월에 TDF를 처음 선보였다.

장기 수익률 자체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지지부진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고자 도입한 제도가 디폴트옵션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 상품을 선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안정성과 수익률을 인정받지 못할까 봐 중소 운용사 입장에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이번 디폴트옵션 상품부터 유휴 자금이 대거 유입될 예정인데 디폴트옵션 상품 편입이 늦어질수록 선점효과로 경쟁에서 크게 밀릴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상품 편입 주기가 꽤 긴데 승인 이전까지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점효과가 큰 편"이라면서 "뒤늦게 디폴트옵션으로 편입될 경우 등록된 시기 이후에 퇴직연금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받을 수 있어 운용 파이 자체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투자금융부 정필중 기자)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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