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사실 주식 전유물이었다. 인덱스 펀드처럼 투자하되, 빠르고 싸게 직접 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열광했다. 상위 ETF 상품만 봐도 주가지수, 테마 상품이 주를 이뤘다.

이런 흐름을 단번에 바꾼 ETF 시장의 '이단아'가 등장했다. 바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다. 전 세계 긴축, 금리 상승에 발맞춰 채권 투자 매력이 올라가는 시기를 삼성자산운용은 놓치지 않았다.

주식에서 채권으로 바뀐 흐름을 꿰뚫고, 단기 채권으로 발 빠르게 움직여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투자자를 사로잡은 삼성자산운용의 이태규 매니저는 29일 "전 세계뿐 아니라 한국도 리보 금리를 대체할 무위험지표금리(RFR)로 전환 중이었다"며 "한국 대표 RFR인 KOFR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상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은행 자금시장본부에서 자금 운용을 하다 2020년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에 합류했다. 1987년생으로, 요즘 ETF 시장을 이끄는 '젊은 피'다. 순자산 기준 ETF 10위로 뛰어오른 KODEX 단기채권PLUS ETF 운용 역시 그가 맡고 있다. ETF라는 투자처를 통해 단기채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 매니저는 "특히 금리 인상 시기에는 더 높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기관뿐 아니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가 KOFR 금리 액티브에 예치해 더 높은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KOFR 금리지수 추적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액티브인 만큼 제한적인 초과 성과도 추구한다. KOFA를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로는 삼성자산운용 상품이 유일하다.

KOFR 금리는 익일물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듀레이션이 1일인 하루짜리 상품을 다뤄 영업일 기준으로 이자수익이 확정되고 누적되는 만큼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거의 없다. 오히려 다른 채권형 상품과 달리 금리가 오를 경우 하루 이자가 늘어나게 돼 상품 수익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이 연이어 금리를 인상해 시중 금리가 상승했는데도 이 ETF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번 달 26일까지 26영업일 연속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이유다.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세에 밀려 다소 주춤했던 삼성자산운용으로서도 요즘 가장 '핫'한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 ETF는 상장 이후 85거래일 손실일 제로, 26거래일 연속 신고가 경신, 최근 한 달 전체 채권형 ETF 중 개인 순매수 1위 등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26일 하루에만 37억원 순매수가 들어오며 4월26일 상장 이후 누적 개인 순매수 16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머니마켓펀드(MMF) 대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대규모 자금 집행을 이어온 기관투자자의 인기가 최근에는 개인투자자 돌풍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돌입했다. 스마트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이 ETF는 'ETF계 파킹통장'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에 힘입어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는 지난 26일 기준 순자산 1조7천800억원의 '공룡펀드'로 성장했다. 단기 채권형 상품 중 최대며 전체 ETF로도 610개 중 8위에 해당한다.

이렇듯, 단기 채권을 공략한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존 KODEX 200, 레버리지, 2배인버스 등 지수 상품에만 머물던 삼성운용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 셈이다. 차이나전기차, 나스닥, S&P500 등 테마와 해외주식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왔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와 삼성운용 KODEX는 톱 10개 종목에서 5대 5로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게 됐다.

*표*

종목명순자산 억원
1 KODEX 200 54,773
2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35,263
3 KODEX레버리지 22,735
4 TIGER미국나스닥10022,431
5 TIGER 200 21,013
6 KODEX 200선물인버스2X 20,244
7 TIGER미국S&P500 18,724
8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17,805
9 TIGER단기통안채 16,272
10KODEX단기채권PLUS 15,332
11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14,761
12TIGER미국테크TOP10 INDXX14,522
13TIGER TOP10 13,576
14KODEX 2차전지산업 13,359
15TIGER 2차전지테마 13,190
16KODEX삼성그룹 13,158
17KODEX단기채권 12,612
18KODEX종합채권(AA-이상)액티브12,404
19TIGER MSCI Korea TR 12,305
20KODEX 200TR 11,361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는 장내 거래뿐 아니라 장외에서도 손쉽게 설정과 환매가 가능하고, 매일 이자수익이 확정되기 때문에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율이 높다. 투자 대기 자금을 증권사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나 일반 CMA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으로 운용하기를 원하는 스마트 개인 투자자들이 파킹통장처럼 단기간 투자하는 장내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거래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신탁계좌인 DC, IRP로 투자하거나 비대면 계좌를 활용하는 개인투자자는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로 현금자산을 운용하면 더 적극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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