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ㅇ…. 증권사 광고가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익률 1위, 해외주식 잔고 1위, 수수료 무료를 외치던 화면에는 숫자 대신 스토리가 가득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증권이 선보인 영상 광고가 나흘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00만 뷰를 훌쩍 돌파하며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활약한 배우 강태오는 광고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엄마를 응원하는 아들로 분했다. 모두의 마음이 이어진다는 하나증권의 새 캐치프레이즈를 담은 이번 광고는 흡사 단편 드라마 같다는 평이 많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개된 광고를 두고 봐도 봐도 따뜻함이 묻어난다는 댓글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

얼마 전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 하나증권은 연이은 감성 마케팅으로 과거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이 고객에게 직접 쓴 친필 편지가 광고에 등장해 업계에 회자하기도 했다. 더불어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하나금융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연계해 브랜드 데이 등 다양한 감성 마케팅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하나증권은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이번 감성 광고의 후속편도 준비 중이다.

내달 신한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꾸는 신한금융투자도 연이은 응원 캠페인이 인기를 끌었다. 신혼부부와 소상공인, 취업준비생, 대학생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담은 광고는 실제 에피소드에 기반한 리얼리즘을 살려 다수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뮤직 드라마 형식을 차용해 3분 넘는 광고의 몰입감을 높였다.

독특한 감성 광고들도 있다.

KB증권은 지난 5월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깨비증권'이라는 브랜드 닉네임을 만들었다. 일종의 '부캐'다.

가수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이수현이 나와 '투자는 누구에게나 쉬워야 한다'고 말하는 광고는 MZ세대의 감성을 겨냥하고자 언어유희를 활용해 브랜드명을 각인시켰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3월 배우 이동휘를 모델로 이베스트온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를 선보였다. 리드미컬한 음악과 컬러풀한 영상은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맞춤형 영상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간 증권사 광고는 직설적이었다. 숫자를 좇는 투자자들을 공략하고자 직관적이고 이성적이었다.

하지만 동학 개미와 MZ세대가 유입되며 증권사 고객층이 넓어지자 메시지 전달에도 다양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장기화한 팬더믹 끝의 경기 침체가 증권사의 광고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직설적이고 사실 전달에 초점을 뒀던 금융회사 광고가 이제는 공략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형태로 달라지고 있다"며 "대형 스타나 수익률 1위 같은 자극적인 아이템보다는 고객과의 친밀도를 극대화해 공감을 얻으려는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투자금융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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