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가격 외에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센터장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주목할 점은 물가가 떨어지지 않다는 점"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면 될 것으로 생각했던 부분에서 사회 모든 것이 오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외에도 서비스 비용, 노동 비용, 주거비 등 전반적인 인플레가 나타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수요 활동에 대한 부분보다는 비용적 요소가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이라며 "비용이 기업 수익성과 가계 구매력 하락을 유도할 때 통제하기 힘든 경기 침체를 만나게 되지 않겠냐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원 CPI가 지속해서 오르는 등 연쇄적으로 물가가 오르다 보니 수요를 억제하거나 경제 심리를 꺾어야 물가 통제가 가능하겠다는 우려가 반영된다는 것이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임금 협상 등 사회 협의의 기준이 되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체가 생기면 협의에 제동이 생긴다"며 "기업 수익이 떨어지는데 임금을 못 올려준다거나, 식품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이 사지 않는 경우 등 수요에 대한 저항이 생기면 소비 둔화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 대해선 기존 저점을 테스트하는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경우 수요 둔화로 경험할 경기 침체를 반영한 모습"이라며 "미국의 경우 상반기 그런 우려로 저점을 찍었는데, 새로운 저점을 향할 것인가 하는 숙제가 남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의 중단 시점이 중요해졌는데, 기존 연내에서 내년 1분기 및 하반기까지도 이어지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모습"이라며 "주식과 채권 모두 폭락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부동산 시장마저도 침체 신호를 보이면 통제할 수 없는 침체에 빠질 텐데 그 경우 경제를 회복시킬 카드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라며 "연준이 그런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으로 보고, 증시는 상반기 반영했던 저점을 테스트하는 정도의 하방 위험이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미 노동부는 8월 CPI가 전년 대비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8.0%를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나, 이를 제외한 영역에서 물가 상승세가 유지된 것이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3% 올라 시장 전망치 6.0%, 전월 상승률 5.9%를 상회했다.

이에 전장 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9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4.32%, 5.16%씩 폭락했다.



sylee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