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상품(ETP) 운용 및 개발에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 마침내 비트코인 기반의 크립토 펀드를 내놓는다.

기나긴 가상자산 시장의 횡보장 속에서 비트코인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비트코인 하이인컴 사모펀드(BTCHI, 티커명 BTCC)' 출시를 앞둔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 전략 총괄(CGSO)의 목표는 분명했다. 바로 안정적 배당 수익이다.

이 총괄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굉장히 큰 자산인데 옵션 가격 결정에서 변동성도 그중 하나로 모델링했다"며 "꾸준히 월 배당금을 만들어 내는 게 운용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 출시를 앞둔 BTCHI는 웨이브릿지가 개발한 글로벌 가상자산 지수 중 '비트코인 커버드 콜 인덱스'를 적용해 월 2.0∼2.5%의 콜옵션 프리미엄이 발생하도록 디자인됐다. 해당 지수는 스웨덴 크립토 전문 지수 사업자인 빈터(Vinter)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 총괄은 "통상적인 헤지펀드나 사모펀드가 '블랙박스' 개념으로 어떤 전략으로 운용되는지 외부에 노출이 되지 않는 점이 '셀링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많은 투자자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며 "BTCHI의 경우 이미 만들어놓은 인덱스를 기초로 해서 투명하고 객관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와 같은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 리스크 대비에 유리한 만큼 비트코인 커버드 콜 인덱스를 기반으로 한 크립토펀드 출시에 대한 자신감도 이 총괄은 드러냈다.

이 총괄은 "'리스크 매니지드 인컴(Risk-managed Income)'이라고 하는 옵션 베이스의 인컴 상품들의 전략은 큰 그림에선 비슷하다"며 "일반적으로 횡보장이나 꾸준히 내려가는 하락장에선 아웃퍼폼하는 성향이 있으나 상승, 횡보, 하락장이든 인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에셋(Digital Asset) 기반 투자 상품에 대한 규제가 완전히 자리잡히지 않은 만큼 BTCHI도 사모펀드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내 가상자산 기반 상품들은 그레이스케일, 갤럭시 디지털 등 암호화폐 투자운용사 주도로 출시되고 있으며 사모펀드인 만큼 일정 자격을 갖춘 '적격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웨이브릿지는 BTCHI 출시를 통해 지난 달 말 출시된 옵션 인컴 상장지수펀드(Option Income ETF) 3종에 이어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 상품을 아우르는 자산운용모델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괄은 "미국의 경우 디지털 자산 상품이 사모펀드 위주로 발전이 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아직 디지털 자산을 기초로 하는 상장 상품의 가격 신뢰성에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크립토 기반 상품이) 상장 상품으로 나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여 이번에 사모펀드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ETF 사장 출신인 이 총괄은 무엇보다 미국 현지에서의 상품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총괄이 웨이브릿지에 합류한 직후 의욕적으로 공동 설립에 나섰던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네오스(NEOS) 인베스트먼트는 미국 운용사 슬레이트힐과 조인트벤처(JV)로 시작했으며 옵션인컴 ETF 전략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현재 7조 원 규모의 대표적인 커버드콜 ETF인 QYLD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총괄은 "투자 시장 전체적으로 미국 금융시장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50% 이상 되기 때문에 '미국이 곧 글로벌'"이라며 "현재 아시아에서 디지털 자산을 기초로 한 투자 상품을 만드는 건 요원한 상태로 네오스 법인 설립도 이 이유"라고 말했다.
이 총괄은 본인이 미국 내 상품 출시와 관련해 직접 미국 SEC 측과 소통하고 있는 만큼 규제 당국의 전향적인 결정과 기관투자자들의 활발한 진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고점에선 2조 달러를 넘어선 적도 있었고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투자 상품이 나와서 이미 운용이 되고 있다"며 "가상자산을 기초로 한 투자상품 출시가 늦춰질수록 규제적 손실, 투자자 보호 손실,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 기회에 대한 손실 등 상대적으로 잃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괄은 또한 "비트코인과 같은 대표 자산은 오히려 전향적인 승인이 자산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미 유럽과 캐나다에선 투자 상품화된 지 1년이 넘었고, 기관들이 더 들어올수록 변동성도 더 완화될 것이다. 최근 블랙록이 비트코인을 투자 상품화해서 제공하겠다고 한 것은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태용 총괄은 미국 프로쉐어즈(Proshares)에서 레버리지 ETF를 개발·상장한 ETF 전문가로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ETF 사장 겸 글로벌 대표를 역임했으며 캐나다 호라이즌(Horizon), 미국 글로벌 X(Global X) 등의 인수와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스위스 기반 가상자산 운용사 Amun AG(현 21Shares)에서 글로벌 ETF·ETP 총괄 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이 총괄은 지난해부터 웨이브릿지로 합류해 글로벌 전략총괄(CGSO)을 맡고 있으며 지난 3월 미국 현지 법인 네오스를 공동 설립했다.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 전략 총괄(CG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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