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14일 미국의 8월 물가 지표가 예상치 상회하면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에 증시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간밤 S&P500 지수는 -4.32%, 나스닥은 -5.16%, 다우존스는 -3.94%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3%로, 6월 9.1%, 7월 8.5%보다 둔화했지만 예상치인 8.1%를 상회했다.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6.3% 상승하면서 전월치 5.9%와 예상치 6.0%를 모두 웃돌았다.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00bp 인상 가능성은 30%를 넘었으며 11월 FOMC 회의에서 75bp 인상 가능성은 50%를 뛰어넘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보다 인플레이션이 좀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예상보다 강했던 물가지수로 최근 시장이 기대했던 연준 피벗(Pivot) 가능성이 불식됐으며 오히려 연준의 긴축 정책이 물가 제어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정책 실패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특히 근원 소비자물가의 40%를 차지하는 주거비용이 6.2% 상승하면서 전월치 5.7%를 크게 상회했고, 의료보험 및 운송 등 서비스 물가지수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하락은 더딜 것"이라며 "외식비용 상승 폭도 확대됐는데 이는 단순히 원자재(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노동자 임금까지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경로대로라면 내년 중반에도 미국 CPI 상승률은 4%를 웃돌 전망인데, 이 경우 내년에도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연준의 가장 큰 목표가 물가 대응이라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는 장기화할 가능성 높지만,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은 연준(낙관적)과 시장(비관적) 간 차이가 있어 경기침체 우려 안도감과 공포감 사이에서 지표에 민감한 높은 변동성 장세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여전히 물가라는 변수에 민감하다"며 "9월 FOMC에서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 전망이 확대됐고,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연준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낮아지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시장에 안도감을 주지 못하는 상태"라며 "구조적으로 쉽게 낮아지기 어려운 주거 물가 등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 헤드라인 물가가 빠르게 낮아지기보다는 피크&하이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만큼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 하락 속도가 더딜 것이며 근원 물가의 하향 안정은 올해보다 내년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며 "연준이 선언한 것처럼 수개월 동안 안정되는 물가를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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