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천400원선 눈앞까지 상승하면서 은행권이 판매하는 달러예금 수요도 이른바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약 58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만에 약 8억3천만 달러가 유입된 규모다.

달러예금 잔액은 최근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따라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584억달러 규모였던 5대 은행의 달러예금잔액은 한 달 동안에만 11억 달러나 줄었다. 이에 8월 말 잔액은 약 572억달러에 그치기도 했다.

실제로 7월 말만 하더라도 1천290원대에 머물던 달러-원 환율은 8월 중순 이후 1천340원대를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달러예금의 경우 개인·기업예금이 섞여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수요로 잔액이 줄었다가 최근 추이를 살펴보며 일부 달러예금 수요가 늘어나는 등 추이에 따라 변동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이른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의 해지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의 'KB TWO테크 외화정기예금'은 고객 지정환율 이상에 도달했을 시 자동해지돼 이자와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외화예금이다.

농협은행도 매 영업일의 환율 또는 회전주기 종료일에 고객 목표환율에 도달한 경우 자동해지되는 'NH환테크 외화회전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의 해지 건수가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하반기에 늘어난 것은 맞다"며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달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특히 환테크 목적으로 달러예금을 찾았던 수요들은 최근 금리 인상기에 유리한 상품들로 '갈아타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은행은 회전기간(1·3·6개월) 단위로 시장 실세금리를 반영해 금리를 변경 적용하는 금리변동부 외화정기예금인 '모아(More) 환테크 회전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정기예금으로의 움직임도 관찰된다는 평가다.

연합인포맥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화면번호 4425)에 따르면 17개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우대금리는 평균 연 3.26% 수준이다. 올해 초에 연 1.60%였던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남짓한 사이에 무려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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