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국내 기준금리 인상 경로의 종착지가 3.50%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 스텝(50bp 기준금리 인상), 11월 베이비 스텝(25bp 기준금리 인상)을 거쳐 2023년 한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채권 투자 전망은 엇갈렸다.

23일 증권사 채권 연구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도표에서 최종 기준금리 전망이 상향된 여파로 국내 최종 기준금리 전망을 3.50%로 올려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출처: KB증권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기준금리 전망 상향 조정의 근거가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8월 금통위 당시 한은이 정부로부터는 독립적이지만 미국 연준에는 그렇지 않다고 밝힌 바 있는데, FOMC 점도표에서 미국 최종 기준금리 전망이 상향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경로의 변화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25bp씩 인상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전제조건이 연준 최종 금리"라며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상당 폭 높아졌다고 언급한 부분에 따라 10월 빅 스텝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4.50~4.75%에 한국 3.25%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150bp나 되는데, 역전 폭이 확대돼 원화 절하 압력이 커지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 우려도 커진다"며 "역전 폭이 커지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 기준금리 정점 전망을 3.25%에서 3.50%로 수정한다"고 덧붙였다.

KB증권도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연말 3.00%, 내년 1분기 3.25%에서 25bp씩 상향 조정했다.

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75bp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은과 기재부의 걱정도 깊어졌다는 설명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예상하였지만, 역전 폭이 예상보다 크고 확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보이면서 한은의 고민이 커졌다"며 "기재부도 10월 중 물가 고점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전기료 및 가스비 인상과 원화 약세 등으로 물가 고점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삼성증권은 중단기물 중심의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이 기준금리 정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예상되는 최종 금리보다 50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며 "단기적 시황 악화에도 4% 이상의 금리 레벨은 매력적이고, 높아진 금리를 수취하기 위한 목적의 만기까지의 투자를 고려하면 채권가격 변화는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단기 자본 차익을 노린 접근에서는 단기적 가격 손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중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만기가 길수록 동일한 금리 변화에서 가격 변화율이 커진다"며 "현재는 중단기물 중심의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KB증권은 국고채 3년물 비중 축소, 10년물은 금리 상승 시 분할 매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한은 추가 긴축 우려로 시장 금리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국고채 3년과 10년물 금리 모두 2011년 금리 인상 사이클 상단인 4.1%를 넘어 4.3%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만 기준금리가 3%를 상회하면 중립금리의 상단으로 추정되는 2.75%를 상회하는 긴축의 영역"이라며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장기물 금리 상승세는 제약되고, 장단기 금리차는 역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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