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달러 강세가 미국기업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달러 환율은 10년 이상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많은 기업이 환율 변동에서 실적을 보호하기 위해 구매하던 파생상품 등 헤지 프로그램 범위를 축소했다.

이 때문에 최근 달러 강세에서 많은 기업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주요 16개국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WSJ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16% 이상 올랐다. 유로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대1 등가교환을 의미하는 패리티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는 엔화와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기록적인 강세를 보였다.

세일즈포스(NYS:CRM)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브렛 테일러는 지난 9월 투자자회의에서 "지금 다국적기업 CEO 누구에게든 물어본다면 달러 강세에 악몽이 된 환율과 컴플라이언스의 복잡성 등 두 가지에 대해 말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일즈포스는 지난 8월 환율 역풍으로 올해 매출이 8억 달러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전 추정액은 6억 달러였다.

미국 청바지 업체 게스(NYS:GES), 고급 이탈리아 넥타이 제조사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도 실적보고서에서 달러 강세 영향을 언급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등과 협업하는 모바일 결제업체 보쿠는 달러 강세가 세계 거래업체에서 오는 매출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보쿠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키스 부처는 지난달 27일 실적발표에서 "상당한 환율 역풍을 맞이했다. 주로 일본, 한국과 관계가 있지만 유로와 파운드 등 다른 통화도 마찬가지"라며 "모두 우리에게 불리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티미스토클리스 피오사키스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언급하며 "지난 2주 동안 세계는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지금 과속하고 있으며 최소한 우리가 보기에는 원래 달러 강세 시각이었던 우리도 생각하기 어려운 정도로 달러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 기업에는 달러 강세가 사업의 호재가 됐다.

리서치회사 칼스퀘어는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볼보의 매출이 전년 대비 7%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달러 강세로 스웨덴 크로나가 약세를 보여 볼보의 미국, 유럽 수출이 증가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달러는 스웨덴 크로나에 대해 20% 상승했다.

미국 기업인 세일즈포스도 달러 강세에서 이익을 보기도 했다.

테일러 CEO는 최근 브라질 기업 인수가 완료했다고 밝히면서 "환율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달러가 영원히 이렇게 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