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동향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가격지표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연중 최저치인 3,585.62로 올해 3분기를 마감했다. 지난달에만 S&P500지수는 9.3%,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8.8%, 나스닥지수는 10.5% 추락했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7월 유로-달러 환율을 20년 만에 패리티 아래로 끌어 내린 데 이어 9월에는 일본 외환 당국이 24년 만에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토록 했다. 파운드화는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달러화와 1대1 등가교환을 눈앞에 두기도 했고, 영국 국채 금리는 투매 움직임 속에 2010년 이후 처음 4%선 위로 폭등했다.

채권시장 대학살 움직임은 미 국채를 대상으로 해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아시아 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12년 만에 4% 돌파를 돌파한 것이다. 같은 날 미 채권 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MOVE 지수는 158.99까지 치솟으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MOVE 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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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상황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잭슨홀 미팅 이후 시장의 주도권은 명확하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넘어갔다. 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가 공식화하면 시장이 이를 반영하는 구도다. 연준은 9월 점도표의 금리 인상 경로를 준수할 공산이 크고, 필요하면 추가로 점도표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그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본격화된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경쟁력을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려던 환율 전쟁과 반대되는 '역환율 전쟁' 속에 각국 중앙은행은 시장 개입과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버튼을 누를지 여부도 변수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 수세에 내몰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판세 전환의 카드로 핵무기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을 선언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선례를 언급, 전술핵 사용 의지를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더해졌다. 지난 주말 트위터와 레딧의 투자 포럼에서 스위스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CS의 재무 건전성 우려가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악몽을 자극하면서 시장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달 3일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CS의 주가는 한때 11%까지 폭락했고,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를 통한 디폴트 보험 비용은 몇 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현실화하거나 CS 이슈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GSIBs)에 파급될 경우 주식, 외환, 채권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은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다만 당장은 한미 금리차 관리가 더 핵심적인 현안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 상승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해졌다. 이제 한은도 금리 인상폭을 확대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시점이 됐다. 금리차를 적절히 조절해 원화 추가 절하 압력을 덜어내고, 외국인 자금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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