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마켓워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과 관련, "백미러(rearview)로 이해 안 되는 악마를 쫓는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11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선행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연준은 백미러를 보느라 너무 바빠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연준이 두 가지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한 가지 문제점은 실업, 임금, 인플레이션 기대와 비탄력적 물가에 대한 집착으로, 중앙은행은 재앙적인 불황이나 금융 위기를 피하기에는 너무 늦게 반응하는 뒤처진 지표에 잘못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두 번째 문제는 연준이 잘못된 것들을 본다는 점"이라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모델은 기껏해야 부적절하다고 해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치명적으로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기대 조정 필립스 곡선에 근거한 연준의 현재 정책은 실업률이 너무 낮다고 보는데, 이는 노동 공급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노동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임금 지급을 위해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는 뜻이다. 이런 임금과 물가의 역학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모든 사람은 미래에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마켓워치는 "기대 조정 필립스 곡선은 좋은 이야기지만 이론에 대한 증거는 희박하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임금 인상이나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앞서 있다. 2019년의 실업률은 4%를 밑돌아 지금과 거의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매체는 "지난 10년간 통화정책이 매우 느슨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목표치를 밑돌았다"며 "연준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한 정책의 결과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임금과 실업률, 개인소비지출(PCE),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마켓워치는 "문제는 이들 통계가 모두 후행적 지표라는 것"이라며 "이들은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보다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더 많이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가는지를 알아보려면 원자재 가격과 주택 가격, 공급 시간, 달러 가치, 통화 공급 증가율, 금융 여건 등을 봐야 한다"며 "이들 대부분이 모두 정점에 도달했고, 이제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여전히 경기 연착륙을 원한다면 이런 지표에 유의해야 하지만, 불행히도 연준은 백미러를 들여다보느라 앞날을 보지 못한다고 마켓워치는 주장했다.

예를 들어 통화 공급 증가율은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으로 인식됐다.

래리 서머스와 제이슨 퍼먼 등 작년과 올해 물가 주시를 정확하게 예측한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책의 대규모 확대가 팬데믹의 제한된 공급 환경에서 강력한 유효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었다.

마켓워치는 "이제 그런 부양책은 사라졌고, 실질 가처분 소득은 팬데믹 이전보다 낮아졌으며 연준은 대차대조표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구매력 감소를 반영한 실질 통화 공급 증가율은 지난 2020년 2분기 연간 66%로 급증했지만, 현재 연간 4%대로 낮아졌다.

경기 유효 수요는 실질 가처분 소득이 연초 이후 2.5% 감소하며 약화하고 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올해 들어 급락하며 자산 가치도 고꾸라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중산층의 자산인 집값을 무너뜨리고 있고 달러 강세는 해외로부터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공급은 조정되고 있는데, 배송 지연이 줄어들고 운송의 병목 현상은 해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며 원자재 가격은 급락하는데, 이는 수요와 공급이 수렴하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마켓워치는 해석했다.

동시에 "이런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는 물가 상승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이는 연준이 바라는 연착륙이지만, 당국자들은 눈치채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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