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이석훈 연구원 =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 장세에 들어갔지만, 역사적 기준으로 두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는 과거 역사적 평균 수준에 어느 정도 근접했지만, 한국 시장은 지수 하락률과 기간 측면에서 모두 역사적인 기준에 아직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연합인포맥스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한국 코스피에 대해 각각 지난 제2차 세계대전(1946년) 이후와 지난 1989년 이후의 약세 장세(주가지수의 고점과 저점 간 하락률 20% 이상)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진단됐다.

S&P 500지수는 이 기간 총 12번의 약세장을 경험했는데, 평균적으로 약세장은 1년 정도(약 367일)에 33.6%의 하락률을 보였다. 약세장 기간이 최장인 929일에 달한 지난 2000~2002년을 제외하면 2년 이상 약세장이 지속된 경우는 없었다.

S&P 500지수는 이번 약세 장세를 올해 1월3일부터 시작해 이달 13일 기준 총 283일을 지나고 있는데, 이 기간 하락률은 23.5%였다.

지수가 역사적 평균치를 따른다고 가정할 때 내년 1월이면 약세 장세가 종료될 수 있다. 또한, 추가적인 하락률도 10%포인트 내외가 남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코스피는 지수가 1천 포인트 시대를 연 1989년 이후로 지난 2020년까지 총 여섯 차례의 약세 장세가 있었다. 가장 긴 장세는 지난 1994년 11월부터 1998년 6월까지 총 1천316일이었고, 가장 짧은 약세 장세는 지난 2002년 4월부터 2003년 3월까지 333일간 진행됐었다.

약세 장세는 평균적으로 777일간 지속됐다.

코스피 약세 장세의 최대 하락률은 75.2%로 지난 1994년 11월부터 1998년 6월까지 전개됐었다.

역사적 평균 하락률은 54.7%로 약세 장세는 대부분 반 토막 이상의 시장 붕괴를 동반했다.

현재 약세 장세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시작해 지난 13일 기준으로 총 464일이 지났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은 34.6%를 보였다.

코스피가 역사적 평균에 수렴한다고 가정하면 하락률은 20%포인트가량 남았고, 약세 기간은 300여 일이 지나야 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한국과 미국의 과거 약세 장세를 비교하면 기간 측면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2배 가까이 길었고, 하락률도 미국보다 10%포인트 이상 컸다.

역사적으로 약세 장세에서 드러난 시장의 회복 탄력성과 지수 하방 경직성이 미국과 비교해 한국이 크게 뒤처진다는 의미다.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이번 약세 장세가 끝나간다는 진단도 실제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위기 때처럼 주가가 50~60% 급격하게 떨어졌던 과거의 기간을 보면 금리가 오르고 자산 시장 거품이 꺼지며 시스템 위기가 나타난 것과 관련을 보였다"며 "지금부터 나타날 주가 낙폭은 그렇게 엄청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은 "미국 증시의 약세 장세는 거의 끝난 것 같다"면서도 "과거를 보면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고점을 찍어야만 약세장에서 주가는 바닥을 치는 경향이 있다. 주가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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