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자산운용사의 브랜드가 강조되고 있다. 회사의 ETF 정체성을 보여주고,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인식시키는 수단이 되는 만큼 운용사들도 각기 개성 있는 ETF 브랜드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가장 최근 ETF 브랜드 변화를 알린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한투운용은 기존 KINDEX에서 ACE라는 새로운 ETF 브랜드를 꺼내 들었다.

ACE는 ETF의 에이스라는 뜻과 고객 전문가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ETF를 순차적으로 검색할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이름인 만큼 눈에 잘 띄는 것도 이점이 된다.

앞서 한투운용은 액티브 ETF 브랜드로 네비게이터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최근 투자자들이 네비게이터 펀드를 잘 모른다는 점에서 다시 KINDEX로 패시브와 액티브 브랜드를 통합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부터 신한금융그룹 공통 브랜드인 SOL로 ETF 이름을 바꿨다.

ETF 브랜드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에서는 KODEX, 홍콩 ETF에서는 삼성 브랜드를 사용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와 글로벌 엑스를 쓰고, 키움투자자산운용 역시 KOSEF 브랜드 외에 액티브 ETF에서 히어로즈를 사용한다.

ETF 브랜드가 중요해진 이유 중 하나는 ETF가 특정 세일즈 채널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수 채널보다는 넓은 범위에서의 이미지 구축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브랜드 대전이라 할 만하지만, 사실 브랜드만으로 투자자들에게 ETF에 투자하라는 설득력을 제공하긴 어렵다. ETF도 펀드여서 투자자 효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연 수익률이다.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운용 보수를 통해 투자자들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높이고, 유동성 공급을 충분히 제공해 호가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여주는 것도 ETF 운용사의 역할이다.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인 뱅가드의 존 보글은 펀드 선정의 기준 중 마케팅 지향성과 광고를 지적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가 광고에 쓰는 비용의 출처는 투자자들이 맡긴 돈에서 나온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 펀드 수수료와 현재 ETF 수수료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있고, 시대도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존 보글의 지적은 여전히 참고할 만하다.

존 보글은 뱅가드 CEO로 있으면서 임직원에게 상품(Product)이란 단어를 쓰지 못하게 했다. 펀드는 금융 서비스이며 나아가 투자자들이 맡긴 신탁 자산이라는 의미에서다.

올해 국내 ETF 시장은 20주년을 맞이했다.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ETF를 통한 여러 투자 솔루션이 제공되고 있다. 그만큼 동시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이 없다면 구호에 가까운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솔루션이나 수익률 측면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이수용 기자)
ETF 시장 현황
출처: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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