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 주 초 중화권 증시와 달러-위안 환율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홍콩증시에서 항셍 지수는 주초인 24일 6.36% 급락한 15,180.69에, 항생 H 지수는 7.30% 폭락한 5,114.48에 장을 마감했다. 항셍 지수는 장중 6.96%, 항생 H 지수는 8.01% 급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같은 날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2.02% 하락한 2,977.56에, 선전종합지수는 1.76% 떨어진 1,932.34에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는 다음날인 25일 오전까지도 1%가량 하락했으나, 오전 11시 전후로 이른바 '국가대표팀'이라는 불리는 시장 개입 자금이 몰리면서 반등했다가 결국 약보합 내지 소폭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달러-위안 환율은 25일 역외 시장에서 오전 한때 7.3621위안까지 올라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역내 달러-위안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7.3082위안 부근에서 등락하다가 당국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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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된 직후 중국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그의 충성파로 새 지도부가 채워지면서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낸 리창 등 시진핑 주석 측근 4명이 새로 진출하는 등 7인의 최고 지도부 전원이 시 주석과 시 주석 인사들로 채워졌다. 반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하는 등 다른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다. 시진핑 주석의 정책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3기 지도부 선임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지만, 반대의 경우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당대회 기간에 연기됐던 중국의 3분기 실물지표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3.3%를 웃도는 수치다.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3% 증가해 견조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인프라 투자 증가 폭은 확대됐지만, 부동산 투자 및 내수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당국 차원의 시장 수습 노력도 진행됐다.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은 25일 성명을 통해 "주식과 채권,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유지할 것이며, 위안화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앞서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중국의 자본시장이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있다"고 밝혔고,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개방적이고 견조한 자본시장의 건설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인민은행은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역외 거시건전성 조정 비율(변수)을 1에서 1.25로 상향 조정했다. 이 비율을 높이면 중국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역외 자금조달을 확대할 수 있다. 시장에선 중국 증시가 24일 급락으로 벨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내려가 추가 부양책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달러-위안 환율 급등과 관련해선 중국 당국이 당대회 기간 중 위안화 절하를 막다가 이제 조정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추가 부양책이나 이이 대한 시장의 섣부른 기대보다는 공동 부유론과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가 중국 경기 및 금융시장을 본궤도로 돌려놓는 진정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제로 코로나 정책은 고용 및 소득 불안, 소비심리 위축을 야기하는 등 현재 중국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새 지도부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까지는 거시적인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세부적인 정책 방향성은 내년 가을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진핑 주석이 공동 부유론과 제로 코로나 정책 등 기존 정책 방향에 변화를 줄지 여부가 시장이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다.(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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