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2021.9.27 [촬영 류효림]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만기 있는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5개 자산운용사(미래에셋·삼성·한투·KB·NH아문디자산운용)이 오는 22일 8종의 만기 있는 채권형 ETF를 상장한다.

만기 있는 채권 ETF는 기존의 채권형 ETF와 달리 존속 기간이 정해져 있다. 만기 시점이 다가오면 편입채권의 청산과 함께 상환금을 지급하고 저절로 해지된다. 만기까지 보유 시 운용 보수와 비용 등을 제외하면 이론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수령할 수 있어 이른바 '알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하다. 매입 시점보다 금리가 하락한다면 ETF를 팔아 자본 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

가장 특색을 보이는 상품은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통상 1~3년 사이로 만기를 설정한 것과 비교된다. 만기가 10년이라는 건 투자자의 운용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채권은 만기가 다가올수록 초기 투자 시 정해진 수익(Fixed Income)으로 실제 수익률이 수렴하는데, 만기가 길다는 건 투자자가 자신의 수익률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도 길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ETF를 보유하면서 정해진 원금과 이자를 받아도 되고, 중도에 매각해 자본 차익을 누릴 선택지가 많다는 뜻이다.

서정현 NH아문디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은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은 보통 수익률이 떨어지는데, 만기가 긴 채권은 절대금리가 높고 중간에 자본 이득을 보고 엑시트(Exit) 할 기회가 훨씬 많다"며 "다만 크레디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국고채만 ETF에 담기로 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상품을 월 이자 지급 형태로 출시한다.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국내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만기 보유 시 시중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월간 이자 분배를 통해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KB자산운용은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일반 투자자와 동시에 개별채권과 유사한 꾸준한 현금 흐름을 추구하는 연금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들고 나온 'Kodex 23-12 국고채 액티브 ETF', 'Kodex 23-12 은행채(AA+이상) 액티브'는 안정성에 중점을 뒀다. ETF에 신용도가 높은 채권을 담아 크레디트 리스크에서 발생하는 원본 손실의 가능성을 줄이고, 유동성이 풍부한 채권을 담아 거래 비용에서 초래하는 수익률 손실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삼성운용은 만기 1년의 국고채와 은행채(AA+이상)가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상품이라고 봤다. 또 해당 ETF의 잠재 투자자를 정기예금 가입자들과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정기예금 잔액이 압도적인 1년 만기를 선택했다.

가장 높은 만기수익률을 제시한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였다. 미래에셋은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 수급 악화로 펀더멘탈 대비 발행금리가 크게 상승한 공사채와 'AAA급' 회사채 중심으로 6% 전후의 만기수익률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편입채권에 있어 자금 조달 및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금융채의 비중은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23-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ACE 24-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두 종목의 ETF를 출시한다. 한투운용은 유사 등급 내에서도 이자수익이 더 높고 펀더멘탈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해 운용한다는 전략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ETF 연구위원은 "특정 시점에 같이 만기를 맞는 채권들을 모아놓긴 했지만, 상장된 동안 금리 흐름에 따라 가격도 움직이게 된다"며 "자본 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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