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절차 없는 사모 시장 공략 주효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롯데카드가 해외채권 시장에서 민평금리 대비 100bp 이상 절감한 수준으로 3억 달러(약 4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공모 절차가 없는 사모 시장에서 경색된 시장 분위기를 피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29일 롯데카드는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평균 만기는 3년이다. 조달된 자금은 기존 차입금 차환 및 운용자금으로 활용된다. 통화 및 금리 스와프를 통해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제거했다.

롯데카드는 해외 사모 시장을 통해 금리 부담을 크게 낮췄다. '롯데'라는 이름으로 묶여 조달 시장에서 위기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5일 롯데카드(AA-)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500억 원 규모의 2년물 채권을 민평 금리 대비 90bp 가산한 수준으로 발행했다. 조달 금리는 7.152%를 형성했다. 특히, 해외 사모채권 시장을 활용하면서 조달 비용을 200bp(100bp=1%포인트) 이상 절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사모 채권이라 정확한 금리 수준을 공개할 수는 없다"며 "동일 만기 민평금리 대비 100bp 이하로 발행됐고, 최근 국내 시장의 발행 여건을 고려하면 사실상 200bp 이상 절감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의 경색과 함께 외화채권 시장도 최근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감소했고, 다수의 기관이 '북 클로징'을 해 시장이 활기를 잃었다.

다만 카드사의 해외 ABS 발행은 시장 분위기에 크게 동요되지 않는 발행 방식이다. 통상 외국계 은행이나 증권사 등 투자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해 자금을 공급하는 사실상 '대출'의 성격과 가깝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 발행이라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카드사들의 해외 ABS 발행은 채권 발행보다는 대출의 성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며 "공모 절차가 없고 대출과 비슷한 성격을 지녀 시장 분위기와 다소 무관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에서 MBK파트너스로 분리 매각된 이후, 이익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고, 수익성, 재무안정성, 여신 건전성 등을 우수하게 유지해 금융시장 조달 여건이 악화한 상황 속에서도 이번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2009년부터 해외 ABS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2020년 4억 달러 규모의 해외 ABS, 2021년 4억5천만 달러 규모의 ESG 해외 ABS 등을 발행한 바 있다.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이번 ABS는 싱가포르 디비에스(DBS) 은행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Societe Generale)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롯데카드 CI
[롯데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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