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한종화 기자 = 기업어음(CP) 시장에서 하루 수조원 규모의 이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채권시장과 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 유통정보'(화면번호 4740)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기준금리(3.25%)보다 낮게 거래된 CP·전단채 거래는 9조3천억 원에 달했다.

하루 전체 거래(21조4천억여원) 규모의 약 40% 수준이다.

통상 시장금리는 만기가 길고, 신용위험이 클수록 높게 형성된다. 기준금리가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에 기초한 점을 고려할 때 이보다 만기가 길고 위험도가 높은 CP금리는 높아져야 한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보다 크게 낮은 거래 중 상당 규모가 비정상 거래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거래는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 고려될 수 있지만, 시세보다 높은 가격(낮은 금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은 거래의 다른 당사자 또는 관련 주체가 손실을 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에서 주목하는 주체는 증권사 신탁과 랩 계정이다. 이들이 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보유 CP 등의 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환매에 대응하고자, 비정상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상당 수준 통정매매가 이뤄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며 "회사 또는 고객 자산에 손실을 초래하는 이런 일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고 지적했다.

당국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는 "오랫동안 지속했던 이슈인데, 당국이 왜 대응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시장 관계자는 "큰 의미에서 파킹과 다르지 않다"며 "말도 안 되는 거래 규모가 상당한 만큼 금융당국도 더는 좌시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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