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사들의 감원 칼바람이 중소형증권사에서 대형증권사로 번지고 있다.

KB증권이 대형증권사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면서 연말·연초 다른 증권사들도 본격적으로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9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1982년생 이상 정규직 직원으로 오는 15일까지 신청을 받아 올해 안에 퇴직 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진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노사가 협의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증권은 2년 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대형증권사 중 하나인 KB증권의 희망퇴직 결정이 다른 증권사들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중소형증권사에 이어 대형증권사인 KB증권의 희망퇴직은 다른 대형증권사들과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영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주로 업계 내에서 이동이 잦은 증권사의 특성상 대형사들의 인사 결정이 중소형사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부진한 투자은행(IB) 부문과 영업 부분의 직원들은 더욱 재계약 가능성이 작아지고 이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59개 증권사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천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급감했다.

증시부진 및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수탁 수수료 및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등이 감소함에 따라 증권사 영업실적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수수료 수익은 2조9천35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1.8% 줄었는데 특히, IB 부문 수수료는 9천926억원으로 지난 2분기 대비 37.2%나 급감했다.

대형 증권사 한 직원은 "얼마 전까지 높은 연봉을 받아온 IB 영업 직원이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아 이직할 곳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들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7∼9월 자산운용사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3천62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5% 급감했다.

전체 414개사 중 226개사(54.6%)는 적자를 기록, 절반 이상의 회사가 적자를 냈다.

특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일반 사모 운용사의 경우 총 335개사 중 205개사(61.2%)가 적자였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성과주의 인사가 이어지고 증권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의 인원 감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투자금융부 장순환 기자)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shj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