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기준금리 인상을 늦어도 내년 2분기 안에 중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연준이 긴축 중단을 넘어 금리 인하라는 정책 선회(피벗)까지 보폭을 넓힐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최종 금리는 5% 이상…긴축 중단은 3~5월"

연준의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2022년 중반께 고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던 연준도 다소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지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6.3%씩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1분기, 늦어도 2분기에는 금리 인상이 잠정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까지 인상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은 5~5.25%에 이를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투쟁에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 초까지는 FOMC 때마다 금리를 계속 올리고 대차대조표 규모도 계속 감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추적을 위한 대체 임대료 지표를 언급했는데, 이는 FOMC가 인플레 추적을 위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일부 낙후된 경제지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그런 의미에서 연준은 피할 수 있는 경기 침체를 촉발할 위험성이 더욱더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은 "연준의 금리 인상폭은 올해 12월 50bp, 내년 2월에는 25bp 수준으로 추가 축소될 것"이라며 "그 뒤 3월과 5월에도 25bp씩의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내년 기준금리는 5월 말 5~5.25%로 고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은 올해 12월에 이어 내년 2월에도 50b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고, 3월에는 25bp로 인상폭을 줄일 것"이라며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는 5~5.25%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문디도 "연준의 내년도 최종 금리 수준은 현재 시장이 반영하는 것보다 다소 높은 5~5.25%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3월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는 "미국의 소비와 소득이 견조하고 고용시장이 타이트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물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연준이 (당분간)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 2월에 50bp, 3월에 25bp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최종금리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약간 높은 5~5.25% 범위가 된다.

◇ 여전히 견조한 고용…인플레 하락 막아서나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점진적인 만큼, 연준이 더욱 빠르게 긴축 중단에 들어가려면 과열된 노동시장이 진정될 필요도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노동시장 문제를 이유로 금리 인하 전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3.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으나, 역사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UBS는 "최근 발표된 지표는 고용시장이 견조함을 보여준다"며 "시간당 평균 급여가 0.6% 올랐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연준에게 너무 높은 수치"라고 진단했다.

임금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해 소비를 더욱 늘릴 여지가 있다.

또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강한 임금 상승세 등에 쉽게 둔화하지 않는 상황이다.

UBS는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고 내려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견조한 임금 상승률 때문에 연준의 물가목표치 2%까지 내려가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 사그라지지 않는 '금리 인하' 기대

연준의 계속되는 공격적인 긴축에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가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도 일부 제기된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금리 인상과 축적된 양적 긴축, 채권시장의 유동성 흡수 효과로 내년은 아마도 침체의 해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이에 따라 신속하게 정책 기조를 반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에 금리 인하 확률은 75% 이상이라고 본다"면서 "그들이 역경에 직면했을 때, 즉 지난 8, 9개월 사이에 우리가 본 엄청난 금리 인상의 효과만큼 피벗도 그만큼 빠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즈는 내년 경기 침체가 얕은 수준에 머물되 기존 예상보다 1개 분기 늦은 내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서 연준이 내년 5월부터 9월까지 금리를 동결하다 11월과 12월에는 각각 25b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바클레이즈는 "내년 연말 기준금리는 4.5~4.75%가 될 것이며, 내후년 말에는 3~3.25%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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