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될 사람이 됐다"
제 6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이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3일 오후,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가는 한결같았다.

특히 처음으로 자산운용업계 출신 금융투자협회장이 선출된 것을 유의미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한 증권사 사장은 "일각에선 놀랄만한 결과라고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며 "숏리스트 후보자들 모두 훌륭했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변화의 목소리가 표심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사장은 "될 사람이 됐다"며 "역대 금융투자협회장이 증권사 출신 일변도였다는 것이 협회의 한계였지만, 이번에는 모든 업권을 어우를 수 있는 인물이 된 셈"이라고 전했다.

이날 서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총회에 참석한 244개 사 중 65.64%의 지지를 얻었다.

서 회장은 대한투자신탁을 거쳐 미래에셋증권[006800]에서 마케팅·리테일·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한 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장을 역임하는 등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양쪽 모두를 경험한 인물이다.

그의 경력 대부분은 미래에셋이라는 브랜드와 함께했다.

그간 업계에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반(反) 미래에셋 정서에도 서 회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간 업계에서 쌓아온 경력 덕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서 회장은 미래에셋 초창기 멤버로 그룹에 20년 이상 몸담으며 박현주 회장을 보필했다. 과거 정상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후임에 서 회장이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박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서 회장이 미래에셋증권에서 몸담았을 시절, 그가 있었던 명동지점에는 시중은행과 투신사 출신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집결했다고 한다. 기존의 틀을 깨는 공격적인 증권사를 만들라는 지침을 받아들인 서 회장의 결단이었다.

이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을 거쳐 그룹의 퇴직연금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끌어 온 마케팅 전문가로 활용한 그는 지금의 타이거 브랜드가 ETF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만든 공신으로 불린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ETF 시장의 절반은 오랜 시간 삼성의 몫이었지만 미래에셋이 그 분위기를 깬 것은 높게 평가돼야 한다"며 "그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한 분이다. 운용사와 증권사 간 역학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영인인 만큼 금융투자협회의 변화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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