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속도조절론·달러 정점론 때문
中 코로나19 방역규제 완화·日 통화정책 일부 수정
달러-원 하락 가능성…경기부진은 원화 강세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최근 원화 절상 폭이 13%대를 기록해 다른 통화보다 강세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속도조절론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규제 완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이 같은 재료로 달러-원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국내 경기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등은 원화 강세를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원화는 달러 대비 13.33% 절상됐다.

10월 25일은 달러-원이 장중 연고점(1,444.20원)을 기록한 날이다. 달러-원은 전날 1,264.5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통화 절상 폭은 엔화 11.20%, 유로화 7.07%, 역외 위안화 4.75%, 파운드화 5.21%, 호주 달러화 6.04% 등이다.

시장참가자는 원화 등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건 연준의 속도조절론과 달러 정점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75bp를 인상하고 12월부터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다.

11월 10일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7%대로 내려앉았다. 같은 달 24일 공개된 11월 FOMC 회의록에서 연준은 속도조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일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이 깜짝 놀랐으나, 이달 13일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추가로 둔화했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10월 25일 110.890에서 전날 103.919로 하락했다.

은행 한 딜러는 "최근 다른 통화보다 원화 강세 폭이 두드러진 것은 앞서 달러가 강세를 기록할 때 원화 약세 폭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끼쳤다. 중국은 '제로 코비드' 기조에서 벗어나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역외 달러-위안이 7위안 밑으로 하락했다. 원화도 강세압력을 받거나 약세가 제한됐다.

또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일부를 수정해 달러 강세를 제한했고, 원화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BOJ는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 국채 금리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변경했다. 달러-엔은 지난 20일 장중 130엔대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요인으로 향후에도 달러-원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무역수지 적자 추세 등이 달러-원 하락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시장참가자는 지적했다.

증권사 한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인상경로 관련 불확실성이 있지만 미국과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해소되는 점은 달러-원 추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 움직임도 원화 추가 강세재료로 평가된다"며 "다만 국내 경기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추세가 나타나면 달러-원 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원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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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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